직장인의 절반 이상은 사내에 라이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내 라이벌은 신경 쓰이는 존재이긴 하지만 경쟁으로 인해 상호 상승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조사업체인 엠브레인EZ서베이가 직장인 555명을 대상으로 '현재 사내에 라이벌이 있느냐'고 질문한 결과 전체의 53.9%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남자 직장인은 57.3%가 '라이벌이 있다'고 응답해 여자 직장인(49.1%)보다 높았다. 직급별로는 과장급과 차장급에서 라이벌이 있다고 답한 직장인이 각각 62.1%와 62.2%로 많았다. 이로 미뤄 직장에서 허리 역할을 하는 과장급과 차장급의 경쟁이 어느 직급보다 치열한 것으로 분석된다. 임원급에서 라이벌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34.5%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라이벌이 누구냐'는 질문에 대해 57.9%가 동료를 꼽았다. 선배를 꼽은 사람도 28.4%에 달했다. 후배를 라이벌로 지적한 사람은 13.7%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아무래도 같이 입사한 동료들과 승진 등을 다투다보니 라이벌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직장인들은 사내 라이벌이 '괜히 신경 쓰이는 존재'(40.2%)라고 인식했다. 그렇지만 경쟁으로 인해 상호 상승 효과를 가져온다는 긍정적인 평가(37.7%)가 많았다. 지나친 경쟁과 견제로 상호 마이너스 효과를 초래한다는 응답은 10.6%로 적었다. 사내 라이벌이 신경 쓰이긴 하지만 경쟁력을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된다는 직장인이 그만큼 많은 셈이다.

사내 라이벌이 있으면 이에 대비하려는 게 인지상정이다. 직장인들의 절반 이상(58.2%)은 '라이벌을 의식하지 않고 맡은 일만 충실히 한다'고 응답했다. '라이벌을 의식해 라이벌보다 일을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다'(23.2%)는 응답보다 많았다. 굳이 라이벌을 의식하지 않겠다는 심리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라이벌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사내 인맥을 튼튼히 한다'는 응답도 11.4%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라이벌을 폄하하는 소문을 퍼뜨린다'거나 '꼼수를 구사한다'는 응답은 각각 2.7%와 1.8%로 적었다. 직장인들의 라이벌 대처법은 상당히 건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내 라이벌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37.3%가 '겉으론 무신경하지만 굉장히 신경 쓰는 것 같다'고 응답했다. '겉으로나 속으로나 전혀 신경 쓰는 것 같지 않다'는 응답도 20.7%를 차지했다. '드러내놓고 견제한다'는 응답은 5.0%에 그쳤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