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여파로 초등학생 수가 해마다 감소하는 가운데 교육당국이 서울 강남 초등학교 두 곳의 통폐합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서울시교육청은 강남교육청이 현재 일원동에 있는 영희초교와 대청초교를 한 곳으로 통폐합하는 계획안을 세우고 교사 학부모 지역주민을 상대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학교 통폐합은 초 · 중 · 고를 통틀어 처음으로 저출산에 따른 학생 수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시교육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난달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09 교육기본 통계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생 수는 출산율 감소 여파로 1962년 통계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저인 347만4395명을 기록했다. 시교육청은 이번에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된 대청초교의 경우 작년 321명(12학급)에서 2014년 239명(11학급)으로,영희초교는 작년 649명(24학급)에서 2014년 364명(17학급)으로 각각 급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남교육청 관계자는 "대청초등학교는 현재 상태를 지속할 경우 학생 수가 200명 이내로 줄어 학교를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고 설명했다.

통폐합 기본안은 학생 수가 적은 대청초교를 영희초교로 합치는 것.두 학교는 도보로 12~13분,차편으로 4분 정도 떨어져 있어 통합이 용이하다. 통폐합이 완료되면 대청초교 부지는 지역 내 과학교실 등을 통합한 특수교육센터나 지역주민을 위한 평생교육센터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강남교육청은 현재 영희초교에 수영장과 각종 문화공간 등을 갖추는 시설 복합화 사업이 마무리되는 12월께 학부모 등을 상대로 대대적인 주민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시교육청 등 교육 당국은 이번 영희초교와 대청초교의 통폐합 작업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서울의 다른 소규모 학교들에 대한 통폐합 작업도 본격화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두 학교의 통폐합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강남교육청이 지난 7월 두 학교 교직원 및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통폐합 반대 의견이 대청초교는 79.9%,영희초교는 49.4%로 높았기 때문이다.

이재철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