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중추원 참의 지낸 후손 친일행각 때문

어부사시가 등 탈속(脫俗)적 시조로 유명한 조선시대 문인 고산(孤山) 윤선도의 유적지 일부가 직계 후손의 친일 행각으로 국고 귀속됐다.

친일ㆍ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는 16일 전원위원회를 열어 1926년부터 1943년까지 중추원 참의를 지낸 윤정현이 전남 해남군 해남읍에 소유한 토지 39필지(9만4천여㎡)에 대해 국가 귀속 결정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이 중 1개 필지는 해남읍 연동리에서 사적으로 지정된 윤선도의 옛집 '녹우당' 안의 잔디밭이라고 조사위 관계자는 전했다.

현재 토지 소유주인 윤정현의 손자(75)는 "해당 토지는 조부가 자비로 마련한 것이라 친일 재산이 아니다"고 주장했으나, 조사위는 토지의 취득 시기가 당사자의 중추원 참의 재직 시절과 일치한다는 이유로 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사위는 이 사적지 안과 인근의 100여 필지에도 조사개시 결정을 내려, 국가귀속 여부를 판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