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신종플루 학생 사망자..일선 학교 보건관리 비상
"병원진료, 치료제 투여 모두 시기 놓쳐"

신종플루에 감염돼 숨진 7살짜리 남자아이가 초등학생으로 확인돼 교내 학생 보건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병원진료가 늦어졌고 항바이러스제 투여 역시 지연되는 등 신종플루 대응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허점이 또다시 노출됐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신원확인 결과 16일 사망한 7세 남아는 경기도 A초등학교에 재학중인 1학년생으로 신종플루로 숨진 국내 첫 학생 사망사례"라고 19일 밝혔다.

이 학생은 평소 건강해 고위험군이 아닌데다 감염경로도 지역사회에 의한 감염으로 추정돼 학부모들을 불안케 했다.

숨진 학생은 지난달 25일 감염증세후 사흘만에 폐렴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한뒤 이달 1일부터 닷새간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했으나 16일 급성호흡부전으로 다른 의료기관으로 옮겨졌고 같은 날 밤 10시께 사망했다.

20대 미만 사망자 가운데는 지난 6일 사망한 생후 2개월짜리 여자 영아가 있지만 의사표현 능력이 없었다는 점에서 초등생 사망은 전국 초중고 일선학교의 학사운영에도 적잖은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제 지금까지 신종플루 감염자 가운데 면역력이 약한 20세 미만이 전체의 75% 이상을 차지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도 지난 한 주 동안에만 11명의 어린이가 숨져 현재까지 모두 86명의 어린이가 신종플루에 감염돼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주간 미국내 발생건수도 급증, 예년의 최고치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전염병관리과장은 "항바이러스 처방 물량과 학교 감염 감시 결과를 종합할 때 이달초까지만해도 주춤하던 환자 발생건수가 추석연휴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다"면서 "앞으로 학생을 포함한 다양한 연령층의 사망자 발생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신종플루로 인해 중환자실에 입원중인 중증환자도 2-5명선에서 지난주 10여명으로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숨진 학생은 지난달 25일 감염증세를 보인뒤 3일이 경과한 28일에 병원을 찾았고 폐렴이 생기고도 3일후에야 항바이러스제를 투약받았다.

의료기관의 초기 대응이 늦었고 폐렴증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항바이러스제가 권장치인 5일 분량만 투약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는 "그동안 발열 등 의심증세가 나타나면 고위험군 여부에 상관없이 선제적으로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토록 수차례 권고했지만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여전히 확진검사후 투약 조치를 하고 있다"면서 의사들의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검사를 실시한 후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으므로 증세가 심하거나 악화될 조짐이 있는 환자는 고위험군이 아니더라도 검사에 앞서 선제적으로 치료제를 투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건당국은 또 학교와 학원에 발열환자가 발견되면 즉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7일간 자택에서 격리하도록 하는 등 인플루엔자 대응 지침을 지킬 것을 당부했다.

학부모 등 보호자에게도 발열과 호흡기증상(기침, 인후통 등)이 있는 자녀를 즉시 진료를 받게 하고 천식이나 심장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아동은 조기에 항바이러스제가 투여되도록 의료진에게 아동의 상태를 잘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