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연령층 다양해지고 발생 주기도 빨라져

초등학생 1명 등 최근 열흘새 신종인플루엔자에 감염돼 사망한 사례가 7건이나 발생하면서 신종플루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보건당국이 비공식적으로 산출하고 있는 신종플루 확진환자 수가 추석연휴 이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사망사례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표상 신종플루 확산세가 둔화된 것으로 안도하고 있던 보건당국은 다시 긴장의 끈을 조여잡고 신종플루 의심환자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의료기관에 주문했다.

◇열흘새 신종플루 사망자 7명 = 지난달 23일 대구지역에서 61세 남성이 신종플루에 걸려 사망한뒤 12일간 잠잠하던 사망자 통계는 6일 생후 2개월짜리 사망자에 이어 16일까지 7명이 한꺼번에 추가됐다.

9월 한달간 사망자가 8명이었던데 반해 주기가 빨라진 것이다.

연령층도 50대 이상의 고위험군 중심에서 영유아로 다양해졌다.

특히 지금까지 사망자 18명 가운데 3명만이 비고위험군인데 이중 두명이 이달 들어 숨졌다.

16일 사망한 7살 남자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생으로 첫 학생 사망자로 기록됐다.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전염병관리과장은 "미국도 마찬가지지만 밤낮으로 일교차가 커지면서 신종플루 환자가 늘고 있다"면서 "환자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사망사례도 빈번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이러스가 추운 날씨에 활동력이 왕성해지는 특성이 있는데 반해 사람들은 가을이후 실내공간 생활이 많아지면서 근접촉비율이 높아지고 호흡기가 외부 바이러스에 약해져 감염자와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보건당국 다시 '비상체제' = 보건당국은 9월 하순부터 전국 표본감시의료기관 817곳에서 보고되는 인플루엔자 유사환자 분율(ILI)이 외래환자 1천명당 5-7명선에 머물자 "환자 증가세가 둔화됐다"며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일각에서는 사망자 발생이 한동안 잠잠하고 녹십자의 백신생산이 본격화되자 '신종플루는 이제 끝났다', '신종플루를 일반 계절인플루엔자로 격하할 단계가 왔다'는 성급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사망자가 이어지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는 "비공식적으로 집계하는 환자 증가세가 추석연휴 이후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면서 "이 추세라면 사망자는 더욱 다양한 연령층, 사회계층에서 속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달초 3-4명 정도였던 중환자실 입원 신종플루 환자 수도 지난주 들어 10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때문에 복지부내에서는 11월 대유행에 대비, 대응태세를 격상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건당국은 이번주중 신종플루 백신 접종을 1회로 할지, 2회로 할지 정하고 그에 따른 접종 순위를 따져 이르면 이달말부터 접종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20세 이하 감염주의..감염증세 보이면 병원 찾아야 = 복지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발열, 기침 등 급성호흡기증상이 나타나면 고위험군이 아닌 경우에도 즉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진들도 환자 자신이 고위험군이 아니고 증상이 약하더라도 가급적 정확한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병원을 방문하는게 좋다고 충고한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20세 미만 신종플루 감염자가 전체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와 교사, 의료기관 등은 적극적인 대응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지난 한 주 동안에만 11명의 어린이가 숨져 현재까지 모두 86명의 어린이들이 신종플루에 감염돼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일부 병원에서는 신종플루 감염 의심자에 대한 처방이 여전히 느슨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거점병원을 포함한 병원내 감염에 의해 사망자가 나오는가 하면 '유사증상시 즉각 항바이러스제 투약'이라는 정부의 권고에도 불구, 사망자 가운데 증상후 나흘 이상이 지나고 신종플루 양성반응 결과 후에야 뒤늦게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한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