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검사 대상 강연서 `실무능력' 주문
"여성검사들, 판사처럼 행동하려" 지적도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15일 `조두순 사건'과 관련, "검사가 법을 잘 못 적용해 경찰보다 못하다는 비난을 받았다"며 "정확하고 치밀한 실무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법무연수원에서 열린 신임검사 대상 강연에서 "검사 한 명이 잘못하니까 전체가 질책받는 것"이라며 "항상 물어보고 배워서 법률을 잘못 적용하거나 구속할 사람과 안 할 사람을 구분 못 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이 장관은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크게 실추돼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검찰을 얼마나 신뢰하는지 설문조사하면 평균 이하일 것"이라며 "이는 공정성의 문제로, 국민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선배들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정성을 갖추려면 아무리 바빠도 사건 당사자의 말을 귀담아듣고, 말을 할 때 상대방에게 어떻게 들릴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인 여성 검사들에게도 특별한 당부를 건넸다.

그는 "최근 세간에는 `검사가 판사같이 행동하려 한다'는 말이 나온다.

이는 진상 규명에 대한 의지 없이 자료만 갖고 판단한다는 뜻"이라며 "남자검사도 마찬가지지만, 진상 규명에 대한 열정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또 공익의 대표자로서 수사할 때는 온 힘을 다하되 자신이 생각했던 범죄혐의가 나오지 않으면 과감하게 `해봤는데 아니더라'고 말하는 용기를 부탁했다.

이 장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 과잉수사, 표적수사, 별건 수사 등 여러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며 "이는 결국 (검찰이) 공익의 대표자에서 벗어났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밖에 법률지식 이외 외국어 등 전문지식을 갖출 것, 명예를 먹고 사는 직업이기에 인품관리에 소홀함이 없을 것, 상사와 의견이 충돌하더라도 그 자리에서 반박하지 말 것 등을 신임검사들에게 조언했다.

이 장관은 "언론을 달갑지 않게 느낄 수 있지만, 언론이 국민의 실질적 대표라 생각한다"며 "조두순 사건도 언론에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느냐. 비판에는 겸허하게 성찰하길 바란다"며 자신의 언론관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어떤 자리에 있었는지보다 어떤 일을 했는지로 평가받는 검사가 되길 바란다"며 "장관직에 있는 동안 열심히 일하는 검사가 틀림없이 우대받는, 그런 인사제도를 만들고 시행할 테니 안심하고 일해달라"고 약속했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