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가 일시 회복 후 다시 침체하는 더블딥 가능성을 놓고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비정상적으로 풀어놓은 재정과 통화를 정상으로 돌려놓는 출구전략은 아직 이르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제임스 애덤스 세계은행 수석부총재(사진)는 14일 "세계경제가 바닥을 쳤으며,더블딥 가능성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애덤스 부총재는 이날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세계수출보험기관연맹(번유니언) 연차총회에 앞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동아시아와 유럽이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고 미국에서도 3분기에 플러스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애덤스 부총재는 △각국의 지속적인 재정확대 정책 △세계경제에서 미국의 역할 재설정 △중앙은행들의 저금리 통화정책 등 3가지가 전제된다면 더블딥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출구전략 시기에 대해서는 "G20(주요 20개국)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 이야기했듯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의 출구전략 사용 시기도 전 세계적 시기와 맞물려 있다"고 지적했다. 애덤스 부총재는 이어 "호주가 출구전략을 사용한 것은 아주 예외적인 케이스"라며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는 내년에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며 지금은 그런 시기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경제위기에 대처한 한국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경제위기 이후 한국의 강력한 경기부양 정책이 위기 극복에 성공적으로 일조하고 있고,한국 정부가 취한 조치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말 좋은 예"라며 "이는 한국이 1990년대 말 위기 이후 상당한 구조조정을 한 결과"라고 말했다.

신흥국 위주의 세계 경제질서 재편 움직임에 대해서는 "질서가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바뀐 점이라면 오바마 대통령이 말했듯 G20 국가가 전 세계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고 그 가운데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덤스 부총재는 로버트 죌릭 세계은행 총재가 달러화의 기축통화 위상에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무역과 관련해 여러 통화를 사용해야 하지 않느냐는 측면에서 이야기한 것"이라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