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당시 정운천 농림부장관은 청문회에서 "정부 청사 공무원에게 미국산 꼬리곰탕을 먹일 용의가 있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난 1년동안 정부청사 식당에서 한 차례도 미국산 쇠고기가 사용되지 않았으며, 대신 정부청사를 경호하는 전경들만 지난 1년간 100%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최규식 민주당 의원은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으로부터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정부청사 구내식당과 청사 경비 전경부대의 원산지별 쇠고기 소비량 현황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세종로 중앙청사와 과천청사, 대전청사 등은 모두 호주산 쇠고기만을 사용한 반면, 과천청사를 경호하는 경기706전경대의 경우 국내산과 호주산은 한 차례도 먹은 적 없이 미국산 쇠고기만 100% 먹어왔다는 것이다.

또 지휘선상에 있는 경기지방경찰청의 구내식당에서도 미국산 쇠고기를 단 1kg도 구매 소비하지 않았다고 최 의원은 전했다.

지난해 정 전 장관의 발언이 나오자 공무원노조는 즉각 "공무원이 마루타냐?"면 강력히 반발했고, 과천청사 내 공무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여 93%가 '미국산 쇠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답했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결국 선택권 없이 주는대로 먹어야 하는 전경에게만 미국산 쇠고기를 먹여온 것이라고 최 의원은 주장했다.

최 의원은 "스스로 먹겠다고 약속한 정부는 안 먹고 선택권 없는 전경들에게만 미국산 쇠고기를 먹였다"면서 "식사 때마다 군대 간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님의 마음에 못을 박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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