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표 미뤄.."부검결과 백신과 인과관계 없어"
다국적제약사 원액으로 만든 제품


계절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추가로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이로써 계절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보름만에 4명으로 늘었다.

14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지난 9일 경기도에 거주하는 51세 남성이 계절독감 백신을 맞은 지 이틀만에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이 환자는 앞서 3명의 사망자와 달리 지난 7일 병원에서 다국적제약사의 원액으로 만든 계절독감 백신을 접종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국내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4명으로 늘었다.

올해 계절독감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래 앞서 지난 5일 서울에서 86세 남성이 백신 접종 후 귀가 도중 사망했으며 6일 경기도 81세 여성, 7일 전북 81세 여성이 잇따라 숨졌다.

3번째까지 독감백신 접종 사망자가 모두 80세 이상 고령이었던 데 반해 이 환자는 51세에 불과해 우려가 제기됐다.

이 환자는 백신을 접종받은 지 이틀 뒤인 9일 가슴통증으로 인근 응급실을 찾았으며 밤 9시경 사망했다.

하지만 사망 후 1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실시한 부검 결과 이 환자는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과민반응은 없었으며 광범위한 동맥경화증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백신 접종 후 이틀이나 지난 후 발생한 이상반응이라는 점에서 백신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이에 따라 이 환자가 독감백신이 아닌 기저질환에 의한 사망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한편 보건당국은 앞서 3명의 환자와 달리 이 환자가 사망한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다.

사망시점이 식품의약품안전청 국정감사에서 독감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우려 섞인 질의가 이어지던 날이어서 의도적으로 회피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복지부 관계자는 "앞서 3명의 사망자와 달리 4번째 사망자는 부검을 실시하기로 했기 때문에 부검 결과 백신과 인과관계가 있을 경우 발표할 계획이었다"며 "국정감사 등을 고려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