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앱스토어에서 두 종류의 ‘17금(禁) 게임’을 내려받아 사용해 봤습니다. 하나는 치마 들춰보기 앱(App)이고, 다른 하나는 여자 꼬시는 법 앱입니다. 하나는 0.99달러, 하나는 공짜로 내려받았습니다.

치마 들춰보기는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죠. 이 게임 역시 보틀큐브라는 일본 회사가 만들었습니다. 이름은 ‘푸~(Puff)’. 입으로 훅 불면 치마가 올라간다고 이렇게 붙였나 봅니다. 아이폰에서 그렇고, 아이팟터치에서는 손가락으로 걷어 올려야 치마가 올라갑니다. 여자는 8명입니다.

이 게임은 일본에서는 대박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그러겠죠. 미국에서는 모르겠습니다. 지난달 테크크런치 등 일부 매체가 ‘애플은 도대체 뭐하냐? 이런 게임까지 앱스토어 등록을 허용하느냐?’는 투의 기사를 썼습니다. 사람에 따라 “이게 어째서?” 하는 분도 계실 테고, “심하다”고 하는 분도 계시겠죠.






두 번째 게임은 펩시가 만든 ‘바이럴 마케팅’용 앱입니다. 이름은 ‘꼬시기 전에(Before You Score)’. 24가지 부류의 여자를 어떻게 해야 꼬실 수 있는지 팁을 알려주는 게 특징입니다. 여자는 배우 책벌레 회사원 간호사 등 다양합니다. 유저는 여자를 고른 뒤 꼬실 때 유익한 멘트 등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자 꼬시는 작업이 잘 진행되면 이메일이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동네방네 떠벌일 수도 있습니다. 펩시는 도대체 왜 이런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을까요? AMP Energy라는 음료를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타깃이 18~24세 남자인가 봅니다. 이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일부러 말썽을 피운 것이죠.




이 앱이 매셔블을 통해 알려지자 트위터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간밤에 ‘펩시실패(#pepsifail)란 해시태그(지정검색어)가 붙은 비난 글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펩시 작전대로 가고 있는 것이죠. 펩시 측(@AMPwhatsnext)은 ‘기분 나쁘게 해드렸다면 사과한다, 피드백에 감사드린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아시다시피 다음달쯤이면 우리나라에서도 애플 아이폰이 나옵니다. 저처럼 아이팟터치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는 사람도 수십만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19禁’ 또는 ‘17禁’을 어떻게 단속할까요? 지금처럼 사전심의를 통과한 게임만 앱스토어에 올리게 할까요? 미국처럼 민간 자율에 맡길까요?

현재는 앱스토어에 있는 게임 카테고리를 차단해둔 상태입니다. 아이폰이 나온 뒤에도 계속 차단할 순 없을 텐데, 문화관광부는 어떤 식으로든 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심의를 통과한 게임만 올리게 하겠다”랄지, 아니면 “니들이 알아서 해라, 대신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묻겠다”라고 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앱스토어에 올리기 전에 심의를 받게 하는 데는 문제가 있습니다. 모바일게임은 일반 게임과 달리 엄청나게 많습니다. 애플 앱스토어에 올려진 것만 2만개가 넘을 겁니다. 우리 게임 업체들이 맘 먹고 개발하기 시작하면 한 달에 수백개 수천개를 심의해야 할 겁니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게임물등급심의위원회 인원을 수백명 수천명으로 늘리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No! 심의위원들만 땡잡는 거겠죠. 그래서 사후심의(민간자율심의)로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애플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앱스토어 등록을 허용하는 것처럼. 얘기하자면 길어지는데 이제 문광부가 답변할 차례입니다.

☞광파리 블로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