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법인화 이후 교수들의 소속을 현재의 학과 또는 학부에서 '교수단'으로 통합하고 조교수-부교수-교수로 이어지는 승진 체계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대 최고의결기구인 평의원회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교수제도 개선방안 연구보고서'를 대학 본부에 제출했다고 13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대는 법인화 이후 '교수단'을 설치하고 모든 전임 교원을 여기에 소속시키게 된다. 예를 들어 '○○○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 서울대 경영학 교수'가 된다. '경영학 교수단' 소속 교수는 경영학과는 물론 경영학 강의가 필요한 모든 단과대에서 전공 강의를 개설,수업을 할 수 있게 된다. 평의원회 부의장인 안윤옥 의학과 교수는 "교수단 제도는 세계적으로 일반화돼 있는 것"이라며 "특정 학과나 학부에 소속을 두지 않아 더 자유롭고 활발한 교육 · 연구 활동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 조직인 '학과'에 소속된 교수는 연구 활동에 제약을 받지만 새 조직체계는 학과 간 벽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현행 조교수-부교수-교수로 이어지는 승진체계를 사실상 폐기하고 '기한부 임용' 또는 '정년보장'이라는 두 체계로 단순화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서울대는 그동안 4년 주기로 교수들과 계약을 갱신하며 승진을 시켜왔지만 단계별로 업무 차이가 없는 만큼 승진 개념이 불필요하다는 게 평의원회 측 설명이다. 보고서는 또 교수의 외부기관 겸직을 대학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비영리 업무에 한해 총장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