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수급자 대상 월 43만원으로 근근이 생활
유인촌 장관 위문 방문 "건강 되찾아 무대 오르시길.."

병신춤으로 서민들을 울리고 웃긴 공옥진(76) 여사가 11년째 뇌졸중으로 투병중이어서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전남 영광군 영광읍 교촌리 예술연수소에서 생활하는 공 여사는 1998년 뇌졸중으로 한차례 쓰러졌고, 2004년 공연을 마치고 나오다 두번째로 쓰러진 끝에 왼쪽 몸이 마비돼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연습실 한켠 4평짜리 조그만 방에서 생활하는 공 여사는 2007년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매달 43만원의 생활비를 받아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

매주 3차례 간병인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2년전 집 앞에서 산책하다 교통사고까지 당한 탓에 몸이 갈수록 쇠약해지고 있다.

영광군이 연수소 운영을 위해 전기세와 전화요금, 연료비 등 300만원을 해마다 지원하고 있지만, 익살스런 춤과 해학이 넘치던 그의 우렁찬 창(唱)은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예술성을 인정받은 병신춤을 1인 창무극으로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1998년 무형문화재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지만 고증자료 미비 등을 이유로 아직 등록되지 않았고, 제자들도 하나 둘 떠나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여 있다.

이같은 소식을 들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10일 오전 공 여사의 자택을 깜짝 방문하고 위로했다.

유 장관은 공 여사의 두 손을 꼭 잡고 "우연히 여사님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 왔다"며 "항상 생각을 편하게 하시고 희망을 갖고 건강을 찾기 위해 노력하셔야 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공 여사는 이에 "고맙다"고 화답한 뒤 "소록도에서 나병 환자들과 손도 잡고 춤도 덩실덩실 추면서 공연할 때 예술 세계를 느꼈다"고 회고했다.

공 여사는 또 "병신춤을 춘다고 중상모략하는 소리를 들을 때 가장 힘들었다"며 "조카가 곱사등이였는데 춤을 추는 나에게 곱사춤을 추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추게 됐는데 인기를 끌었고 이제는 아무도 따라오지 못한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공 여사와 함께 옛 공연 사진과 공 여사의 손녀인 4인조 여성 그룹 2NE1 멤버 공민지양의 사진 등을 보며 얘기를 나눴다.

유 장관은 "기운을 차려서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공연을 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석한 정기호 영광군수는 유 장관에게 즉석에서 공 여사의 무형문화재 등록과 20억원이 소요될 유물전시관 건립을 건의했고 유 장관은 "국악 전문가와 문화재 전문위원 등과 함께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공 여사를 직접 뵙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하다"며 "마지막 공연이 열리면 홍보와 마케팅 등 모든 사항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영광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minu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