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아시아의 물개'로 일컬어지던 조오련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가 심장돌연사로 세상을 떠나 충격을 던졌다. 대한해협 횡단에 재도전하기 위해 강훈련을 펼치던 그는 추운 바닷물의 수온을 견디기 위해 기름진 음식을 집중 섭취한 데다 재도전에 대해 큰 심적 부담감을 느껴 갑작스레 사망한 것으로 주위에선 보고 있다.

심장돌연사는 평소 건강하던 사람이 뇌 · 심혈관질환 등 복합적인 이유로 1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이 중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이 80% 이상으로 추정된다. 심장관상동맥 등에 혈전이 생겨 혈관을 막으면 돌연사를 유발하므로 평소 혈액이 끈끈해지지 않게 알맞은 점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흡연은 혈액 내 혈구 수를 늘리고 혈액의 점도를 높인다. 하루에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운 평균 40~59세의 남성은 심장관상동맥질환이 발생할 위험도가 그렇지 않은 동년배의 2.5배에 이른다. 여성은 하루 1~4개비 정도의 적은 흡연량으로도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이 2배 증가될 수 있다. 따라서 금연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격심한 운동을 하는 도중이나 직후,과로와 질병에 의한 탈수,지나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때,격렬한 성관계 후,과식 후,만취 시,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생활을 할 때,지방을 과도하게 섭취할 때 심장의 컨디션이 나빠져 돌연사가 올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계절적으로는 모든 환절기가 위험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들 때가 가장 무섭다. 기온이 급강하하면 혈액이 굳고 혈관도 수축해 혈류가 막히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하루 중에는 기상 직전부터 기상 후 수시간 내가 가장 위험하다. 체온이 가장 낮은 상태인 데다 혈관의 유연성이 떨어져 있어서다. 1주일 중에는 심적 중압감이 큰 월요일에 돌연사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

이런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혈액을 맑게 관리하면 된다. 저열량의 균협 잡힌 식생활이 중요하다. 고열량 음식은 무엇이든 혈액을 탁하게 하는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만들기 때문에 피한다. 하루에 한 번 고등어나 청어 같은 등푸른 생선류를 먹고 끼니마다 녹황색 야채를 섭취하면 혈전억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토마토는 노화된 혈관을 강화시키고 녹차는 혈전 생성을 예방하며,연근은 혈압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두부 등 콩 식품은 동맥경화 예방,청국장은 혈전 용해,호두는 혈행 개선,미역은 혈관 청소 등의 기능을 한다. 불규칙적인 식사와 야식,과식은 불필요한 영양소가 혈액 속으로 들어가 혈액이 탁해지는 원인이 된다. 단 음식은 혈당을 높여 원활한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케이크,과자,탄산음료,설탕을 많이 탄 커피나 홍차 등을 삼가는 것이 좋다.

하루 한 번 반신욕을 한다. 우선 혈액순환이 촉진된다. 수축된 혈관이 열리면서 혈압도 내려간다. 체내 노폐물 및 독소가 땀과 함께 배출돼 컨디션이 좋아진다. 격한 운동보다는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가볍게 하는 게 혈액순환 개선에 도움이 된다. 유산소운동인 걷기,수영,자전거타기와 아령 · 덤벨 등을 활용한 근력운동을 병행하면 효과적이다. 하루에 20~30분 걷는 것이 좋다. 일주일에 한 번 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테니스나 등산 같은 강도 높은 운동을 하고 평소 계단오르기를 실천한다.

자기 전과 기상 후 스트레칭을 하면 근육과 관절이 유연해질 뿐만 아니라 혈액순환과 피로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무리하지 말고 단순한 동작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수면,목욕,가족과의 대화,운동,취미생활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가급적 빨리 해소한다.

혈전을 예방하는 저용량 아스피린은 뇌심혈관질환을 예방해주는 약으로 최근 들어 건강한 사람까지 복용하고 있다. 아스피린은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흡연,비만,가족력,운동을 전혀 하지 않음 등으로 심근경색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45세 이상 남성과 55세 이상의 여성에게 적합하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에게는 권장되지 않으며 고혈압이 있는데 이를 조절하지 않고 아스피린만 복용하면 뇌출혈의 위험이 높아지므로 삼가야 한다.

김종진 교수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심장혈관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