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당 1억원..일본서 울산까지 22시간 '살얼음 이송'

일본에서 울산까지 살아있는 돌고래 4마리를 수송하는 '특수작전'이 7일 시작됐다.

출발지는 세계 유일의 돌고래 순치(馴致)장을 보유한 일본 혼슈(本州) 와카야마(和歌山)현 타이지(太地) 앞바다.

목적지는 울산의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내의 돌고래 수족관.
이날 오전 7시40분 타이지 앞바다를 출발한 돌고래 4마리는 22시간 후인 8일 오전 5시40분께 목적지인 울산 장생포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 돌고래는 남구가 타이지 고래박물관으로부터 구입해 순치한 것으로 1마리에 1억원을 호가하는 '귀하신 몸'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다치지 않도록 조심스레 수송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들 돌고래가 울산까지 여행하는 거리는 줄잡아 1천461㎞에 이른다.

타이지에서 일본 간사이(關西)공항까지 214㎞, 간사이 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853㎞, 인천공항에서 울산까지 400㎞ 거리다.

타이지에서 간사이 공항까지는 특별히 몸에 맞게 제작된 길이 3m35㎝, 높이 1m, 폭 90㎝의 나무함에 돌고래를 1마리씩 넣어 냉장트럭으로 운송하게 된다.

허파로 호흡하는 포유류인 돌고래는 물에 담아 이송하면 익사하기 때문에 건식으로 수송하는 것이 특징.
수송팀은 냉장트럭을 이용한 육상 이동은 그다지 큰 문제가 없지만 비행기 운송은 무척 까다롭다고 전했다.

중력과 진동으로 예민한 돌고래가 스트레스를 받기 쉽고 특히 돌고래의 몸이 크게 움직이면 부상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일본 수의사 1명과 한국 수송팀 2명은 항공기 화물칸에 돌고래와 함께 탑승한다.

이들은 돌고래의 체온과 맥박을 재고 중력과 진동을 이기도록 진정제와 항생제를 투약하는 기본적인 건강관리부터, 비행 내내 피부가 마르지 않도록 등에 젖은 거즈를 덮어 물과 얼음을 뿌려주는 등 돌고래를 극진히 보살펴야 한다.

1시간 50분의 비행 후 인천에 도착하면 돌고래들은 미리 대기한 무진동 트럭에 실려 서해안고속도로 → 영동고속도로 → 경부고속도로를 거쳐 자신들의 평생 보금자리인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 도착하게 된다.

고래생태체험관 건립 사업을 추진하는 울산 남구 김두겸 구청장은 "돌고래들은 수족관 적응훈련 기간을 거쳐 내달 말 고래생태체험관 개관과 함께 일반인에게 공개된다"며 "이후 3개월 정도 먹이를 받아먹는 조련과정을 거치면 관람객과 친숙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장생포에 기존의 고래박물관과 고래바다여행선에 이어 내달 말 돌고래 수족관을 갖춘 고래생태체험관이 문을 열면 울산은 명실상부한 고래관광 문화도시로 거듭날 것"이라며 "고래를 보러 울산에 오는 외지 관광객이 멋진 추억을 만들도록 알찬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lee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