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으로 인해 장딴지동맥이 좁아지고 막히는 것을 풍선확장술로 뚫어놓음으로써 발이 썩거나 하지를 절단해야 하는 위험을 예방하는 새로운 치료법이 떠오르고 있다.

건국대병원 당뇨발클리닉(정홍근 정형외과 교수,박상우 영상의학과 교수)은 2005년 8월부터 4년간 217건의 다리혈관성형술을 시행했다. 이 중 다른 부위의 혈관에는 이상이 없고 장딴지동맥에 국한된 협착 또는 폐쇄가 있는 환자 중 성공적으로 풍선확장술을 시술한 당뇨병성 족부궤양 환자 41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단 2명만 무릎 아래의 하지를 절단했고 나머지 39명(95%)은 다리를 보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당뇨병 환자의 3분의 1은 족부궤양의 주된 위험 인자인 말초신경병증 및 말초혈관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에 따르면 연간 1500여명이 다리를 자르는데 이 중 절반은 당뇨병에 의한 것으로 추산된다. 외국 연구보고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족부질환 유병률은 2~7%이고,당뇨병 환자의 약 15%가 사는 동안 족부궤양을 앓을 가능성이 있으며 3%는 하지를 절단하게 된다고 한다.

이처럼 당뇨병 환자에서 다리혈관질환의 위험성이 큰 데도 간과돼온 것은 대개 심장관상동맥이나 뇌혈관이 막히는 질환의 치료를 우선시했기 때문이다. 당뇨병성 혈관 질환은 주로 지름 5㎜ 이하의 가는 혈관을 침범하는데 다리혈관의 경우 주로 장딴지 동맥을 침범하는 경향이 많다. 박상우 교수는 "장딴지 동맥은 기본적으로 세 가닥으로 구성돼 있고 예전에는 세 가닥 중 한 가닥만 정상적으로 작용하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실제 치료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장딴지동맥을 통해 발에 더 많은 혈액을 공급해줄수록 당뇨병성 족부질환이 잘 치료되고 하지절단의 위험도 현저히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와 치료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최신 치료는 족부궤양이 발생한 환자의 다리를 컴퓨터단층촬영(CT)을 이용한 혈관조영술로 찍어본 다음 장딴지동맥의 협착과 폐쇄를 확인하고 해당 부위에 길이 20㎝ 정도의 혈관확장용 풍선을 삽입해 넓히는 것이다. 시술에는 약 한두 시간이 걸린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므로 다리 하나를 시술하는데 7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다만 다리에서 악취가 심하게 날 정도로 혈관이 막혀있거나 썩어있으면 시술이 불가능하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