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기사·동네주민 등에 상습 성폭행당한 12살 은지양 사연 소개

추석연휴 전인 지난달 30일 인터넷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오른 한 초등학교 여교사의 글이 네티즌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조두순 사건'으로 네티즌들의 충격과 분노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올라온 글이라 그 파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자신을 '성폭행 당한 제자를 돕다 지쳐있는 초등학교 교사'라고 밝힌 경북 포항의 한 김모씨는 지난달 30일 인터넷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제자 은지(가명)에 대한 사연을 공개하며 도움을 호소했다.

김 교사는 8년 전 아버지가 세상을 뜬 뒤 지적 장애인인 어머니, 남동생과 함께 포항 인근의 외딴 시골마을에서 살고 있는 올해 12살인 은지는 2006년부터 2년 동안 동네 아저씨, 중·고 남학생 등 5~6명에게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해왔다는 것. 이 중 40대 버스 운전기사는 은지와 은지 엄마를 동시에 성폭행하는 만행을 저질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후 은지를 돕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아무런 도움도 받을 수 없는 현실에 절망만 느꼈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개탄했다. 그는 "열악한 환경에 처해 성범죄 대상이 되는 아이들이 많지만 현 시스템으로는 그들을 도울 방법이 전무하다"고 지적하며 "(성범죄를 줄이려면) 법 개정으로 형량만 높이는 것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피해자가 마음 놓고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수사구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사가 올린 글은 네티즌의 분노와 함께 10만여건의 조회수를 넘어서고 있다. 글을 접한 한 네티즌은 "제2의 조두순 사건이다" "진상 조사를 해야 한다" "얼마나 인간이 잔인하고 무서울 수 있는 것인지" "여성부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라는 글을 올리며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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