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경제를 회복시키는 해답은 디자인에 있다. '

지방자치단체들이 기존 산업에 디자인을 입혀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경쟁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고부가가치 산업의 대표 주자격인 디자인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도다. 정부도 디자인을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육성할 '산업'으로 규정하고 지원 법안을 올해 중 발의,지자체의 노력에 힘을 실어준다는 방침이다.

5일 전국 시 · 도에 따르면 경기도가 지난달 18~20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한 뷰티디자인엑스포에는 국내 미용박람회 사상 최대 규모인 5만4000여명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헤어 네일 화장품 피부 등 관련 업계가 총출동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앞서 경기도는 도시경관 공공디자인 옥외광고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인페스티벌을 지난달 11일부터 3일간 올해 처음 개최했다.

서울시도 오는 9일부터 잠실운동장에서 '디자인올림픽'을 개최한다. 서울시는 디자인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2011년까지 총 2000억원을 투입키로 하고 마포 강남 구로 동대문을 디자인산업 거점으로 정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디자인이 서울을 먹여 살리는 시대를 열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디자인에 대한 열기는 지방도 예외가 아니다. 부산시는 옥외광고물을 한자리에 모아 공공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전시회를 가졌다. 지난달 9일부터 13일까지 부산디자인센터와 공동으로 부산디자인센터 전시실에서 개최한 '2009 부산 사인 엑스포'가 그것이다. 올해 7회째인 사인엑스포에서는 다른 시 · 도의 테마 시범가로 비교전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됐고 옥외광고업자 통합교육도 실시됐다.

울산 남구청은 울산 기초단체 중 처음으로 '도시디자인과'를 운영하고 있다. 울산 석유화학공단과 상업지역 등으로 인해 덧씌워진 '회색 이미지'를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푸른 도시'로 바꿔 나가겠다는 의지에서 출발했다. 김두겸 남구청장은 "도시미관 재정비에 무게 중심을 두고 부서를 발족시켰지만 앞으로는 환경 · 경관 디자인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 및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통합적이고 장기적인 도시 디자인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시는 중구 계산동과 동산동 일대에 문화적인 얘깃거리에 맞춰 조형물을 설치하거나 거리 디자인을 개선하는 등 '도심 재생 프로젝트' 사업도 추진 중이다. 시는 또 시장 직속의 도시디자인총괄본부를 출범시키고 대구 · 경북디자인센터(지상 12층,지하 4층 규모)를 여는 등 디자인분야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부도 디자인 관련 법안을 만들어 지자체들의 디자인 진흥 움직임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식경제부가 추진 중인 뷰티디자인진흥법안이 대표적이다. 법안에는 정부나 시장 · 도지사에게 전문인력 양성기관 지정권을 주고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체제가 마련될 예정이다. 지경부는 디자인산업 진흥 종합계획도 수립한다.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