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격리까지 생각할 정도"..관계부처 대책마련 지시
靑홈피 자유게시판에 관련글 2천건 게재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여덟 살 여아를 성폭행해 영구 장애를 입힌 이른바 `조두순 사건' 범인의 형량이 대법원에서 징역 12년형으로 확정된 것과 관련, "보도를 보고, 인터넷을 보고 말할 수 없는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법에서 판단한 내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평생 그런 사람들은 격리시키는 것이 마땅하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할 정도로 대통령의 마음이 참담하다"고 밝혔다고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이 일은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이다.

이런 반인륜적 범죄자가 우리 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 회의적인 생각까지 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유형의 범죄는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면서 "여성부와 법무부 등 관계부처가 협력해 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미연에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격리대책에 대해서도 고민을 한번쯤 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국무위원들도 이런 일에도 부모의 마음으로 한번쯤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조두순 사건의 형량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글이 이틀새 2천여건이 올라오면서 홈페이지의 반응 속도가 한때 늦어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철균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어제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조두순 사건 관련 글이 1천여건 올라왔고 오늘까지 2천여건이 게재됐다"면서 "이에 따라 오늘 아침 이 대통령에게 관련 보고를 했다"고 말했다.

ID가 `baragi3'인 네티즌은 게시판에서 "가해자는 고작 12년형이라니요.

만약 이 피해 아동이 어느 고위직 자녀라면 그런 결정이 쉽게 내릴 수 있었는지 감히 묻습니다"라고 지적했고, 여고 2년생이라고 밝힌 `tina9665'은 "12년 뒤에 그 입에도 담기싫은 쓰레기가 거리를 활보하도록 놔두실겁니까.

법이 통째로 바꿔질 기회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