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고등학교와 대입검정고시가 법조인 등용문으로 떠올랐다. 최근 5년간 법조인 배출 수가 많은 고교 상위 5위권을 휩쓸었다. 또 서울지역 대학 출신이 전체 법조인의 90%에 육박했고,여성 법조인 비중은 16%를 넘어섰다. 법조인 이름으로는 지영 상훈 영수가 가장 많았다.

외고는 법조인 등용문

최근 발간된 법조인 인명록 '법조인대관(올 7월1일 기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법조인을 가장 많이 배출한 고교 순위에선 외고가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대원외고가 205명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한영외고(99명) 명덕외고(72명) 대일외고(61명) 등이 5위권안에 들었다.

특이한 점은 대입검정고시가 90명으로 3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이는 외고나 비평준화 지역 고교에 다니던 학생 중 상당수가 대입에서 내신성적이 불리하다고 판단,자퇴하고 검정고시를 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집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가던 과거 풍속도와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비평준화 고등학교였던 안양고(58명)와 순천고(45명)의 강세도 눈에 띄었다.

외고 역사가 짧은 탓에 전체 법조인 수에서는 여전히 전통 명문고 출신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인을 많이 배출한 고등학교 10곳 중 9곳이 전통 명문고였다. 전체 법조인 중 경기고 출신이 441명으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대원외고(322명) 경북고(316명) 전주고(262명) 서울고(242명) 광주제일고(207명) 등의 순이었다. 대원외고는 전체 법조인 수에서도 경북고를 밀어내고 사상 처음으로 2위 자리로 올라섰다.

부장급 판사 70%는 서울대 출신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3개 대학 출신이 전체 법조인의 67.6%를 차지했다. 법조인 3명 중 2명은 이들 학교 출신인 셈이다. 그 중에서도 서울대 출신이 두드러졌다. 전체 법조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7486명)로 고려대(16% · 2765명) 연세대(8% · 1410명) 등을 크게 앞질렀다. 그 뒤를 성균관대(5.4%) 한양대(5.2%) 이화여대(2.4%) 등이 이었다. 판사들 중 서울대 출신 비중은 더욱 높았다. 전체 판사의 61%,부장판사의 70%가 서울대를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성적이 우수한 법조인이 판사직을 선택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서울대 출신들이 사법시험과 연수원시험에서도 좋은 성적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최근 5년간 법조인 배출자 수에선 서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33.4%로 줄어 쏠림 현상이 다소나마 완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간 법조인 배출자 상위대학은 서울대(1612명) 고려대(780명) 연세대(529명) 성균관대(336명) 한양대(264명) 이화여대(253명) 등의 순이었다. 전체 법조인 중에서 서울지역 대학을 나온 사람은 모두 1만5454명으로 전체의 89%를 차지했다.

여성 법조인 16% 돌파

전체 법조인 수는 1만7689명(사법연수원생 포함)으로 2006년보다 2857명 증가했다. 이 중 1만4804명이 남성이고,여성은 2885명이었다. 여성 법조인 비중은 2006년만 해도 12.1%에 불과했으나 불과 3년 만에 16.3%로 늘었다. 법조인은 '지영'이란 이름이 53명으로 가장 많았다. 상훈(50명) 영수(45명) 지현(44명) 진영(43명) 등의 이름도 흔한 축에 들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