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상ㆍ대형음식점 대량유통 폐기물업체 대표 영장
"수도권 일대서 싸게 팔리는 한우 조심해야"

공업용 축산폐기물을 한우로 둔갑시켜 시중에 대량 유통시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이들 가짜 한우는 최근까지 수도권 일대에서 팔린 것으로 드러나 추석을 앞두고 차례상을 준비하는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25일 공업용 기름 등으로 활용해야 할 축산폐기물을 재가공해 한우로 속여 판매한 혐의(축산물가공처리법 위반)로 축산폐기물 수거업체 대표 김모(5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종업원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2004년 1월 초부터 최근까지 수도권 유명백화점과 대형마트 정육코너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가공품을 수거하고 도축장에서 폐기물 처리할 쇠고기 지방육을 거둬들여 재가공한 뒤 소매상인과 대형음식점에 팔아 13억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성동구 마장동 우시장에 축산폐기물 처리 사무실을 차려놓고 지하 작업장에서 종업원 6명이 살코기 부분을 떼어 국내산 한우와 호주산 쇠고기 상품으로 재가공하는 작업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썩은 냄새가 나지 않는 폐기물은 모두 재가공했으며 불특정 다수의 소매 상인과 수도권 대형음식점에 ㎏당 5천원을 받고 판매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단속 현장에서 재가공해 대형냉장고에 넣어둔 국내산 한우 75박스, 호주산 50포대와 작업을 하지 않은 폐기물 18포대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시중에 유통된 쇠고기가 길거리에서 파는 먹거리나 저렴한 가격의 한우 음식점, 우시장 등에서 판매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폐기물을 재활용한 한우가 수도권 소재 음식점과 소매상에 판매됐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추석을 앞두고 싼 육류를 구입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쇠고기를 구입한 소매상과 음식점 업주들이 폐기물 가공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조사하는 한편, 판매된 폐기물 쇠고기의 유통 경로를 확인 중이다.

또 축산폐기물을 한우로 둔갑시켜 판매한 폐기물 수거업체가 더 있는지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