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난나 행복한 인생~후회는 없다. 사랑만 있다. 미련 같은 건 없단다~.'

경쾌한 '뽕짝' 후렴구가 여의도 의원회관의 정적을 깼다. 멋들어진 목소리의 주인공은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어느새 4집 음반 공개를 앞둔 '중견 가수' 반열에 올라 있다. 그는 첫 트로트 곡이자 타이틀곡인 '바람되어 다시 오마'를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개했다.

정 의원은 '정치인이 웬 뽕짝이냐'는 시선에 "국민을 즐겁게 해준다는 점에서 정치인도 엔터테이너가 돼야 한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그는 "불후의 명곡 정도는 아니어도 히트곡 하나는 낼 때가 됐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발라드 대신 친숙한 트로트를 통해 남녀노소 모두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30일 첫 쇼케이스에서는 가수 설운도가 빌려준 녹색 '빤짝이 정장'을 입고 무대에 오르기로 했다"며 "가벼운 멜로디 속에 묵직한 메시지도 숨겨놨으니 기대해 달라"고 주문했다. 타이틀곡 중 '단청빛 목포바다 조용한 섬 하나 외롭다고 한다'는 첫 구절은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떠올리는 개인적인 추모 메시지라는 귀띔이다.

정 의원은 "음반 판매 수익금은 전액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로 쓸 예정"이라며 "이번 음반으로 어린이 120명을 돕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정 의원은 "정치 역시 잘 만든 트로트 곡처럼 친숙하고 오래 가야 한다"며 화제를 정치 현안으로 돌렸다. 올초 '사교육과의 전쟁'을 선언했던 그는 "한국 교육을 망치는 일부 교육 관료와 악덕 사교육업체,전교조와는 전면전을 벌이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방과후 영어 무료 교육,특목고 입시 문제 해결 등을 남은 과제로 꼽으며 "교육 개혁에 대해서는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와도 생각이 통하는 만큼 총리 힘을 빌려서라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리실에서 15년 근무했던 정 의원은 2001년 '최고의 총리 최악의 총리'라는 책에서 역대 18명의 총리를 평가한 적이 있다. 그는 정운찬 총리 후보자를 이홍구 · 이수성 · 김종필 전 총리와 함께 '똑똑하고 게으른 유형'으로 분류했다. 상황판단이 정확하고 행동에 여유가 있어 고급 지휘관에 가장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학자 출신 총리들은 공무를 수행할 때 무능한 경우가 많지만 정 후보자는 다를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세종시 논란에 대해서는 "행정 비효율이 아니라 충청권에 얼마나 도움되느냐가 본질"이라며 "기업과 대학 유치가 더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전체 국민 입장에선 수도가 제 기능을 다해야 한다"며 "9부2처2청을 다 옮길 바에는 헌법을 고쳐서 차라리 수도 이전을 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여권 내 '책략가'로 손꼽히는 그는 "최근 친박계의 특사나 내각 기용은 당내 화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진작 그랬어야 하는데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지방 선거 전에 전당대회를 통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시점은 다시 판단하겠지만 치열하게 싸울수록 좋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서는 "정치인으로서 시장 출마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고마운 일"이라면서 "먼 미래는 두고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늘 도전하고 싶다. 나무를 45도 구부리려면 90도 꺾어야 한다"며 여운을 남겼다.

김유미/이준혁/사진=허문찬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