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신입사원의 임금을 삭감키로 했는 데도 구직 희망자들의 입사 경쟁은 여전히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이 삭감되더라도 은행 신입사원의 평균 연봉이 3000만원에 달할 정도로 높은 수준인 데다 다른 분야의 취업난 역시 심각한 탓이다.

지난 21일 신입사원 지원서 접수를 마감한 신한은행 공채에는 400명 모집에 2만여명이 지원,경쟁률이 50대 1에 달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직 지원자를 자세히 살펴보지 못했지만 학점도 우수하고 각종 금융 관련 자격증 소지자,영어 성적 우수자,인턴 경험자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진 젊은이들이 대거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달 4일 원서 접수를 마감한 하나은행의 경우 150명 모집에 1만2750명이 지원해 8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세무사 회계사 등 전문직 지원자가 올해 상반기보다 배 이상 늘었다"며 "청년 인턴을 마친 지원자도 280여명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지원서를 받고 있는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금융공기업에도 취업 희망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85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산업은행은 입사 경쟁률이 54대 1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110명 모집에 34대 1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14일 신입 직원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약 70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36명을 모집하는 한국은행도 6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예보는 이번달 신입사원 10명 모집에 2500명이나 몰려 250대 1의 기록적인 경쟁률을 기록했다. 예보는 24일 서류전형 결과를 발표한 뒤 10월중 필기시험,11월 면접을 거쳐 12월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예보는 상반기 인턴 1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신입사원 채용 인원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예보 관계자는 "채용인원이 적은 탓도 있지만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크게 작용하면서 예상보다 많은 숫자가 지원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