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한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는 수험생들이 체감한 대로 6월 모의고사보다는 쉬웠지만, 작년 본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원이 `작년 수준의 수능 출제' 방침을 밝히기는 했지만 두 차례 치러진 모의평가에 까다롭고 생소한 문항이 상당수 등장한 만큼 올해 본수능의 체감 난이도는 결코 낮지 않을 것으로 입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23일 입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날 채점 결과가 발표된 9월 모의평가의 가장 큰 특징은 복합적 사고력을 요구하는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많았다는 점이다.

올해 각 대학이 정시모집에서 논술고사를 대부분 폐지함에 따라 학생 간 변별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언어영역의 경우 중위권 수험생이 특히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비문학 문항이 적지 않았다.

이는 수험생들이 추론형, 복합형 문제를 많이 풀어보고 정확한 독해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수리영역 역시 지난 6월 모의고사보다 쉽기는 했지만 작년 본수능보다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4점(가형) 높았는데 이 또한 복잡한 문제가 그만큼 더 출제됐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특히 역대로 본수능에서 수리영역 점수가 상위권 학생들의 순위를 가른 핵심요인이었던 만큼, 다른 영역이 쉽게 출제된다고 해도 수리만큼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외국어영역이나 탐구영역에 대해서는 비록 생소한 문제들이 많아 일부 중하위권 학생들이 어렵게 느꼈겠지만 비교적 문안한 출제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유웨이중앙교육의 이만기 이사는 "9월 모의평가의 난이도가 그대로 수능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영역별 난도의 높고 낮음보다는 상대적인 위치 파악이 더욱 중요하다"며 "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영역별 평균이나 백분위 등을 세심하게 살펴 남은 50일 동안 취약한 과목에 전력투구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번 모의평가 결과는 현재 진행 중인 수시모집에 매진해야 할지, 아니면 정시모집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지를 최종 판단할 수 있는 기준도 된다.

정시모집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성적이 나왔는데도 수능 전에 실시하는 면접이나 논술에 섣불리 응시해서 합격하면 정시 지원 기회는 아예 없어진다는 점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입시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