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량 확 줄어…`자출족' 신나게 씽씽

'차 없는 날'인 22일 서울 종로와 강남 테헤란로는 승용차 통행이 제한되면서 시원하게 뚫렸다.

종로와 테헤란로에 회사를 둔 직장인들은 차분히 버스와 지하철이나 자전거 등을 타고 출근했고, 인근 도로도 시민들이 자가용 이용을 자제해 교통량이 평소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서울시와 경찰은 이날 새벽 4시부터 세종로사거리∼동대문로터리 2.8㎞ 구간과 테헤란로 역삼역∼삼성역 2.5㎞ 구간을 통제했다.

중앙차로에 임시로 만들어진 버스전용차로를 통해 버스들이 분주히 오가며 종로와 테헤란로 주변 직장인과 환승객을 내렸고, 버스차로 옆 자전거전용도로에는 자전거 행렬이 분주히 지나갔다.

도로 곳곳에는 차 없는 날의 의미를 설명하고 전기자동차와 전기오토바이 등 무공해 운송수단을 홍보하는 부스도 설치됐다.

시민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차 없는 날을 경험한 탓인지 익숙한 표정이었다.

종로3가에서 만난 대학생 성은빛(20.여)씨는 "차 없는 날이어서 늦을까 봐 아침 일찍 망우3동에서 버스를 타고 왔다.

걱정만큼 차가 밀리지 않았고 공짜로 버스를 타서 좋았다"고 말했다.

테헤란로에 직장이 있는 회사원 이수영(27.여)씨는 "평소 차로 꽉 막혀 있던 테헤란로가 뻥 뚫려서 가슴이 시원하다.

점심때는 동료와 커피 한잔하면서 도로를 걸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특히 신이 난 것은 `자출족(자전거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이었다.

매일 석계역에서 광화문까지 자전거로 출근한다는 회사원 정문홍(40)씨는 "평소에는 출근하는데 40∼50분 정도 걸리는데 오늘은 전용차로가 있어서인지 25분밖에 안 걸렸다"며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차 없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테헤란로에 자전거로 출근한 김진우(24)씨도 "평소 자전거를 즐겨 타는데 오늘 처음으로 테헤란로에 나왔다.

차들 눈치 안 보고 달려보니 매우 좋았다"며 즐거워했다.

그러나 이날 차 없는 날이라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한 운전자나 택배, 배달차량 등은 통제선 앞에서 차를 돌리며 불만을 터뜨리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서대문에서 종로 쪽으로 운전하다 세종로사거리 앞에서 유턴한 케이크 배달원 이모(57)씨는 "어차피 조금 돌아가는 것이니 크게 불편한 것은 없지만 서울시가 홍보를 잘했다면 이런 불편은 없었을 것 아니냐"라고 투덜댔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송진원 기자 kind3@yna.co.kr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