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대한통운과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22일 오후 국내 최대 물류기업인 대한통운의 부산과 마산지사를 압수수색해 PC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대한통운 일부 임직원이 모 해운회사 등과 거래하면서 운송비용을 과다 계상하는 방법으로 수십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일부 임직원이 회사돈을 빼돌리고 하도급 업체와 계약을 맺으면서 리베이트를 챙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해당 임직원 계좌추적과 함께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대한통운은 2001년 모기업인 동아건설이 부도나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며 올 4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됐다.

또 인천지검 특수부는 이날 두산인프라코어 인천 본사와 서울지사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수년 전 해군 모 부대에 군함 부품 납품가 등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수십억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두 기업의 전격적 압수수색은 김준규 검찰총장이 취임하면서 제시한 '지역 토착 공무원 비리 · 기업체 비리 수사'의 신호탄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검찰은 박연차 게이트 수사와 노 전 대통령 서거,검찰총장 후보자의 낙마 등 각종 악재로 비리 및 사정수사에 대해 수개월간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각종 첩보와 제보를 많이 축적했다"며 "앞으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