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국토해양부 산하의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노조가 지난 4월과 6월 각각 민주노총을 탈퇴한 데 이어 지식경제부 산하 공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한국광해관리공단 노조가 민노총 탈퇴를 위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조합원 수가 2000명을 넘는 지경부 산하의 또 다른 대형 공기업 1곳 역시 산별노조에서 벗어나 기업별 노조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정부 산하 공공기관의 민노총 탈퇴 움직임이 확산될 조짐이다.

광해관리공단 노조는 21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종로구 수송동 석탄회관빌딩 본사에서 총회를 열어 조합형태 변경에 대한 조합원들의 찬반을 묻는다. 이날 투표에서 찬성이 많을 경우 현재 공공운수연맹 산하 전국공공서비스노조에 소속돼 있는 광해공단 노조는 산별노조를 탈퇴,기업별 노조로 전환하게 된다.

박철량 노조 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 두 달간 진행한 지역 순회 간담회에서 투쟁 일변도의 운동노선 보다는 고용안정과 복지가 더 중요한 가치라는 현장의 정서를 확인했다”며 “(찬반 투표에서) 조합원들이 동의한다면 새로운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노조가 상급단체에 속해야 힘을 갖는 시대는 이제 끝난 것 같다”며 “기업별 노조로도 사측과 진정한 대화를 하면 상생을 모색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그는 또 “민노총이 지향하는 바가 옳고 그름을 떠나 노동운동은 상대가 있는 것”이라며 “허구헌 날 민노총 투쟁노선만 쫓을 수 없고,언제까지 싸울 수만도 없지 않나”고 덧붙였다.

광해공단은 광산개발에 다른 환경피해를 예방 및 복구하고,폐광지역의 경제 회복을 위한 개발을 지원하는 지경부 산하 준정부기관으로 강원랜드의 지분 36%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광해공단 이외에도 정부 부처 가운데 가장 많은 62개 공공기관을 두고 있는 지경부 산하의 A공기업 역시 기업별 노조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이 회사 관계자는 “기층의 조합원들 사이에서 민노총을 벗어나 기업별 노조로 조직형태를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초엔 민노총 탈퇴를 위한 총회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291개 정부 산하 공공기관 가운데 204곳에 노조가 설립돼 있고,이 가운데 123곳의 노조가 민노총에 소속돼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