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품, 마스크, 신종플루 검사 등 다양

신종플루 걱정에 편승해 '얌체 상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식품이 신종플루를 예방한다는 거짓광고가 범람하고 평범한 물비누가 버젓이 항균비누로 팔리기도 한다.

심지어 의료기관에서마저 정확성을 담보할 수 없는 '신종플루 신속검사'를 권하고 있다.

◇홈쇼핑은 '허위광고쇼핑'? =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에 따르면 신종인플루엔자가 확산한 지난달부터 인터넷쇼핑몰을 중심으로 `신종인플루엔자를 예방한다'는 건강기능식품 광고가 급증했다.

이들은 제품의 키워드에 '신종플루' 또는 '신종인플루엔자' 등을 포함하거나 신종플루 카테고리를 만들어 소비자들이 신종플루 단어로 검색하면 해당 제품이 결과에 포함되도록 하는 등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대표적인 품목은 홍삼과 초유, 흑마늘, 베타글루칸 등이다.

최근 식약청의 단속에 적발된 30여건의 거짓광고 식품 가운데도 이들 4가지가 다수였다.

소비자들이 비교적 신뢰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유명 홈쇼핑에서조차 신종플루에 편승해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사례가 눈에 띈다.

지난 16일 유명 홈쇼핑 채널의 쇼핑호스트는 "홍삼이 신종인플루엔자를 예방한다"는 허위.과대광고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최근 보건당국의 단속으로 정도가 완화됐다고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의 홍삼 코너에는 어김없이 신종플루가 거론된다.

하지만 식품은 특정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광고할 수 없다.

'면역 증진' 기능성을 인정받은 식품이라고 해도 질병 치료나 예방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짝퉁 신종플루 마스크' 활개 = 정부로부터 방역용 마스크 등급인 KF94등급 이상을 받지 않은 제품은 신종인플루엔자 예방 등의 광고를 할 수 없다.

일반 마스크도 신종플루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되지만 방역용으로 쓰기에는 입자 차단능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각종 인터넷 쇼핑몰에는 일반 부직포 마스크나 섬유 마스크도 대부분 '신종플루 마스크'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손세정제도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손세정제는 쉽게 말해 물비누이며 화장품으로 분류된다.

겉모양은 손소독제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효과를 검증받지 못한 손세정제들도 있다.

의약외품인 손소독제와 달리 물 없이 사용한다든가, 항균기능이 있다든가 하는 표현을 쓰지 못하게 돼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으면 세균과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살균이나 항바이러스 기능이 있는 건 아니다"며 "손소독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손세정제가 손소독제인 것처럼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병원마저도 신종플루 '장사' = 일부 병의원에서는 신종플루 감염을 우려하는 환자들에게 "정확성은 떨어지지만 신속하게 결과를 알 수 있다"며 2만~4만원 정도의 신속항원검사를 권하고 있다.

신종플루를 확진하는 '아르티-피시아르(RT-PCR)' 검사법이나 '리얼타임 RT-PCR' 검사법이 3일 이상 걸린다는 말을 들은 환자들은 불안한 마음에 신속항원검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그러나 신속항원검사는 정확하지 않아서 도리어 항바이러스 치료를 적시에 받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 관계자는 "일부 병원에서는 신종플루 의심환자에게 '감염여부를 알려면 검사를 받는게 좋다'면서 신속항원진단검사법을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