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미국을 비롯한 9개국이 신종플루 백신을 필요한 국가에 기부하겠다고 나섰다.이에 따라 백신 구매가 어려웠던 빈곤국에서도 신종플루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미국 백악관은 17일 신종플루에 대비해 보유하고 있는 백신의 10%를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해 백신이 부족한 국가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전염병이 국경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미국인의 건강을 전세계인의 건강과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다”며 “미국은 백신 기부 뒤에도 필요한 미국인 모두에게 공급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백신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미국은 현재까지 1억9500만명분의 백신을 구입했으며 다음달부터 접종을 실시할 예정이다.백악관 성명에 따르면 미국을 포함해 호주 브라질 프랑스 이탈리아 뉴질랜드 노르웨이 스위스 영국 등 모두 9개국이 이같은 조치에 합의했다.

프랑스는 보유중인 백신 9400만명분중 약 10%에 해당하는 900만명분의 백신을 다른 나라에 제공할 계획이다.엘리제궁은 이날 성명을 내고 “신종플루로 인한 보건 경제 사회적 충격을 줄이는데 세계 각국의 공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영국의 더글러스 알렉산더 국제개발담당 장관도 비슷한 내용의 조치를 발표하며 “전세계 각국의 극빈층이 신종플루를 예방하는데 이같은 각국의 협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환절기를 맞아 신종플루의 2차 창궐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조치가 나왔다.지난주 잉글랜드에서 5000여명의 신종플루 추정환자가 발생했고 스코틀랜드에서도 신종플루 감염을 의심하는 환자들이 확연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WHO에 따르면 지난 4월 멕시코에서 처음 신종플루가 발생한 이래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최소한 3205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