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서 관리책임자로 일해온 한모씨(54)는 업무상 회식이 잦았다. 회사와 집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매일 술로 풀다보니 가정에도 소홀해지게 됐다. 6개월이 되자 매일 아침 헛구역질을 했고 저녁이 돼도 술이 깨지 않았으며 전날 술자리가 기억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업무 중 손이 떨리고 불안감이 드는 등 금단현상이 심해져 결국 직장을 그만두게 됐다. 알코올의존증으로 진단받고 2004년 다사랑병원에 입원했다. 1년의 입원치료와 4년간의 단주모임(AA) 참여를 통해 5년째 단주 중이다. 재활 · 직업교육을 받고 현재 이 병원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5년 전 개원한 다사랑병원 · 다사랑한방병원은 보건복지가족부가 선정한 알코올 질환 전문병원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 · 한방 협진을 하고 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13명,내과 전문의 1명,한의사 2명,알코올전문 상담사 15명 등이 알코올 질환을 치료한다. 다사랑중앙병원(경기도 의왕)은 270병상,광주 다사랑병원(광주광역시)은 195병상을 운영 중이다.

알코올 해독,정신재활치료를 하면서 사회 적응을 위한 직업교육까지 운영하는 게강점이다. 의료진은 알코올 질환자가 처음 방문하면 환자 상태를 점검하고 사회적 음주,문제 음주,알코올 남용,알코올 의존 등 4단계로 분류해 개인별 치료계획을 세운다.

치료 초기엔 양 · 한방 협진으로 알코올 해독을 위한 내과 집중 치료가 이뤄진다. 바닥 난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한약으로 습열과 담을 제거하고 비위,간,대장,혈맥을 회복하는 식단을 제공한다.

음주 욕구를 없애기 위해 아캄프로세이트와 날트렉손 성분의 약과 함께 한방의 단주침과 단주탕 등도 처방한다. 귀에 놓는 단주침을 2주간 8회 맞으면 술을 마시고 싶은 갈망감이 크게 줄어든다. 단주탕은 알코올을 해독하고 간을 보호한다.

이후엔 자신이 치료받아야 할 환자임을 깨닫게 하는 인지행동치료,심리극,회상요법,야외치료,긍정해석 집단치료 등 12단계의 치료를 받는다. 이를 거쳐 확고하게 단주를 결심하면 가족과 환우들,의료진 앞에서 단주 서약식을 갖고 외박 · 외출이 가능한 개방병동으로 옮겨 사회 복귀를 위한 준비를 한다. 이어 알코올의존증의 실체를 배우고 독서토론을 갖고 알코올의존증 회복자들로부터 조언을 들으면서 장기적인 단주를 계획한다.

이와 함께 매일 아침 15분간 명상,주 3~4회 단체운동,매월 한 번 자원봉사를 통해 자립심,유대감,배려를 배운다. 마무리는 재활병동에서의 직업교육이다.

이 병원 신재정 원장은 "총 47개의 개인별 맞춤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며 "퇴원은 또 다른 치료의 시작으로 사회 복귀에 실패하지 않도록 재활 · 직업교육에 각별한 정성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