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부지원, 자매 등 일가족 5명에 징역 4년~집유

"피해자 자발 행동으로 보기 어려워"

점을 보러 온 20대 여성에게 돈을 빌려준 뒤 6년간 성매매를 강요한 무속인 일가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합의1부(재판장 김경철 부장판사)는 17일 20대 여성에게 성매매를 강요하며 돈을 뜯어온 혐의(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기소된 김모(30.여)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또 김씨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언니(33.무속인)에게는 징역 3년을, 여동생(27)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김씨의 남편(32)과 언니의 남편(33)에게는 각각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들은 피해자와 가족처럼 친하게 지냈다고 주장하나 피고인들 집에서 압수한 증거, 피고인들이 피해자가 없어졌을 때 취한 행동, 통신기록 등 수사자료를 검토해봤을 때 그 주장을 믿기 힘들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자발적으로 한 일이 아니라는)피해자의 진술은 피해자의 신체 상태가 뒷받침하고 있다"며 "물적 증거와 정황을 살펴본 결과 피해자가 장기간에 걸쳐 자발적으로 이러한 일을 해왔다고 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난 2002년 큰 언니 김씨의 점집에 점을 보러 온 A(27.여)씨에게 "무속인이 될 팔자다"며 굿을 권유하고 자신들의 어머니에게 사채를 빌려쓰게 한 뒤 A씨가 이를 값지 못하자 성매매를 강요해왔다.

이들은 이같은 수법으로 2003년부터 올해 초까지 6년 간 자매들끼리 번갈아 A씨를 데리고 살면서 화대 약 10억원을 갈취해온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또 다른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두 남편에게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한편 김씨 자매의 부모 또한 윤락여성들에게 `성매매한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내거나 이들에게 성매매를 시켜 화대를 가로챈 혐의로 지난 달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도 2003년부터 지금까지 15명에게 5억원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고 있으나 경찰은 실제 이들의 범행이 더 오래됐으며 이것이 결국 자신의 딸들에게 본보기가 돼 A씨 사건에까지 이르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cin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