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피해자 70% 이상은 여전히 여성…건수는 줄어

아내에게 맞는 남편이 해마다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한나라당 정갑윤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이후 가정폭력 발생 건수 중 `남편 학대'는 2005년 276건에서 2006년 299건, 2007년 345건, 작년 353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7월까지 252건이 접수됐다.

`아내 학대' 건수는 2005년 9천549건에서 2006년 9천127건, 2007년 9천117건, 작년 8천349건, 올해 1~7월 4천764건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가정폭력 사건에서 차지하는 비율에서도 아내 학대는 조금 낮아졌고 남편 학대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의 경우 전체 가정폭력 사건 1만1천595건 중 아내 학대는 82.3%, 남편 학대는 2.3%였지만 작년에는 전체 1만1천461건 중 아내 학대는 72.8%, 남편 학대는 3.0%를 기록했다.

물론 여성 피해자가 70∼80%을 차지할 정도로 여성에 대한 가정폭력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지만, 가정폭력 사건의 이런 양상 변화는 여성들의 가정 내 지위나 역할 상승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사단법인 `남성의 전화' 관계자는 "여전히 가정폭력의 주 피해자는 여성이지만아내로부터 폭행당한 남편의 상담 전화가 부쩍 늘고 있는 추세"라며 "남편들은 맞아도 정면으로 맞서기보다는 가정파탄을 막으려 아내의 폭력을 참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갑윤 의원은 "생활공간이 같다 보니 부부간 마찰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삶의 동반자로서 폭력을 용인해서는 안 되며 서로 평화적 갈등 해결 의지를 갖고 가정폭력을 추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