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 취업이라고 하지만 전략만 있다면 길이 없는 게 아니다. 전략 수립에서 필요한 것은 정보수집이다. 어떤 기업들이 어떤 인재를 찾는가. 이것이 바로 정보수집의 첫 단추가 된다.

내로라하는 각 기업들의 인재관을 보면 기업들의 특징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요즘 기업들이 찾는 인재상은 '하이브리드'형 사원이다. 기업문화에 잘 융화가 되는 한국적인 특징을 갖고 있으면서도 글로벌 시대에 뒤지지 않는 패기를 지닌 진보한 인재.이것이 요즘 우리 기업들이 찾고 있는 사람이었다.

'기본'과 '패기'는 기본

삼성은 '창조적인 인재'를 제일로 친다. 삼성을 일으킨 고(故) 이병철 회장 때부터 내려온 철학으로 변화를 좋아하고 도전하기를 꺼리지 않는 정신으로 무장된 인재들을 찾는다. '기업이 곧 사람이다'라는 철학을 기반으로 삼성은 인재양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긍정적인 사고와 자신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삼성에 도전해볼 만하다.

정몽구 현대 · 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사람'이라는 원칙을 갖고 있다. 2만여개의 부품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만 자동차가 도로 위를 달릴 수 있는 것처럼 도전정신과 창의력, 열정과 협력정신으로 무장한 인재를 찾고 있다. 디자이너, 마케팅 담당자, 연구원, 생산기술자 등 다양한 인재들이 주어진 목표일정에 맞춰 정확하게 일을 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인재들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마인드를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기본기'를 제일로 친다. 모든 발전의 시작은 기본에서 출발한다는 생각에서다. 자기만의 주관을 갖고 있으면서도 사회를 위해 과감히 희생을 할 수 있고, 나와 다른 사람들과도 잘 어울릴 수 있는 인재가 바로 LG의 이상형이다.

SK그룹의 인재상은 패기로 요약할 수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말하는 패기는 '일과 싸워서 이기는 것'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꿈꾸는 인물이어야만 SK그룹에 맞는 '행복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말이다. 적극적인 사고와 진취적인 행동, 야무진 일처리로 정리되는 SK 인재상은 글로벌 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이브리드형 인재가 대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하이브리드형 인재 선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신의를 바탕으로 한 전문인력.이것이 한화가 바라는 하이브리드형 인재상이다. 신입사원 채용에 별도 개발한 인 · 적성 검사를 도입하고 리크루팅 방식도 기존의 캠퍼스 리크루팅에서 벗어나 사내추천제, 해외 유수 대학 순회 등으로 바꿔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채용방식도 수시채용으로 바꿔 전문 채용사이트(netcruit.co.kr)를 통해 수시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두산은 입사지원서에 학점 기입란을 없애고 '바이오 데이터 서베이'로 불리는 새 전형방법을 도입했다. 입사지원서를 작성할 때 지원자가 45분간 총 130개 문항을 답하면 자동으로 채점해 두산이 원하는 인재인지 여부를 가릴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두산이 바라는 인재는 원칙을 지키고 유연한 사고로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사람이다.

포스코는 글로벌 인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외국어 등 세계 무대에서도 거리낌 없이 활약할 수 있는 글로벌 역량은 기본이다. 여기에 나와 다른 생각들을 존중해 줄 수 있는 열린 사고를 갖고 있다면 포스코가 찾는 인재에 맞다. 세계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창조력도 필요하다. 포스코 관계자는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기술과 식견을 갖고 임무를 끝까지 완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과 구자홍 LS그룹 회장 역시 글로벌 인재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 동부는 제철사업과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신사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패기있는 인재를 찾고 있다. LS는 연료전지 스마트그리드(지능형전력망)와 같은 미래 첨단사업을 이끌 도전정신 있는 신입사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