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피우고 집까지 나간 아내에게 법원이 이혼을 요구할 자격이 없다며 이혼청구 소송을 기각했다.

전주지법 가사1단독 박지연 판사는 16일 A(43.여)씨가 가출한 자신을 남편이 받아주지 않는다며 낸 이혼청구 소송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박 판사는 "원고는 경제적 형편이 넉넉하지 않고 피고가 잠자리를 따로 하는 날이 많자 결혼생활에 회의를 느껴 외간 남자와 부정한 행위를 저지른 뒤 가출했다"며 "원고와 피고가 서로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상실해 혼인생활이 파탄났더라도 주된 책임은 다른 남자와 외도를 하고 이를 추궁 당하는 상황이 견딜 수 없어 가출한 원고에게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가 원고와의 혼인을 유지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이혼청구에 응하지 않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1987년 결혼한 A씨는 2006년 3월 우연히 알게된 남자와 바람을 피운 뒤 가출했고 올해 초 "집으로 돌아가려 했으나 남편이 받아주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이혼청구 소송을 냈다.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sollens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