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 해외여행, 이젠 꿈도 안 꿉니다."

신종플루의 여파에다 짧은 연휴기간, 경기 불황까지 겹치면서 올 추석 연휴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16일 부산지역 여행업계에 따르면 대형 여행사인 H사의 추석연휴 여행상품의 예약률이 이날 현재 한자릿수에 그쳤다.

그나마 일본행과 동남아행 여행상품은 예약률이 10% 미만을 기록하고 있지만, 중국으로 떠나는 예약자는 거의 없는 형편이다.

여행사 관계자는 "2007년만 해도 추석 연휴 3개월 전부터 해외여행 예약이 시작돼 출발 한 달 전이면 여행객모집이 끝났는데 올해는 말 그대로 파리만 날리고 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대형 여행사인 M사도 사정은 마찬가지. 일본과 동남아, 중국 등으로 떠나는 여행상품의 예약률을 살펴보는 게 두려울 정도로 추석연휴 여행상품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 여행사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추석연휴 수개월 전 예약이 끝나 정기 항공편 이외에 전세기까지 띄울 정도로 손님이 끊이지 않았는데 올해는 추석 특수가 완전히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여행업계는 신종플루가 해외여행 수요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여행사에는 신종플루 사망자가 발생한 다음부터 예약해놓은 여행상품을 취소하는 문의는 쇄도했지만, 여행상품을 물어보는 전화는 거의 끊긴 상황이다.

여행수요감소로 추석연휴 부산에서 출발해 외국으로 떠나는 항공편 예약률이 예년 추석 때보다 50% 가까이 떨어졌고 부산항에서 일본으로 떠나는 배편 예약률도 예년 명절보다 40% 이상 줄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신종플루 탓에 해외여행객이 사라지다시피 해 중소 여행업체들이 문을 닫을 정도로 극심한 불황에 빠져 있다"라며 "당분간 이런 상황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osh998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