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금융권 취업' 하면 은행을 떠올렸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증권사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주식시장이 한 단계 레벨업 돼 억대 연봉을 받는 고소득자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융권 진입을 노리는 취업준비생이라면 증권사들의 하반기 공채도 노려볼 만하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이달 또는 10월부터 모집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하반기 채용을 시작한다. 대우증권은 지난 14일부터 이미 원서접수를 받기 시작했다. 이달 25일이 마감이다. 대신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동양종금증권 등도 이달 중 모집 공고를 낼 예정이다. SK증권,신한금융투자 등은 10월에 모집공고를 낼 계획이다.

채용규모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100명 내외,나머지 증권사들은 회사별로 20~70명 정도를 뽑을 계획이다. 대졸 신입사원들의 초봉은 회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상위권 증권사의 경우 대략 3600~4000만원 사이에서 결정된다. 이는 성과급을 뺀 것이다. 다른 업종과 달리 증권사는 성과급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실적이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연봉 차이가 꽤 나는 편이다.

채용과정은 크게 '서류전형→필기전형(직무능력평가)→면접' 등으로 구성된다. 회사에 따라서 필기나 직무능력평가를 보지 않는 경우도 있고,삼성증권이나 SK증권처럼 그룹 계열 증권사는 그룹 차원에서 개발한 필기시험을 치러야 한다.

면접의 경우 대개 '실무진 면접'과 '임원진 면접' 등 두 단계로 진행되지만 회사에 따라 '토론면접' '프레젠테이션 면접' 등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꼼꼼히 챙겨볼 필요가 있다. 면접 비중이 커지고 있는데,은행과 달리 증권사는 '위험감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업종이기 때문에 도전정신,창의성,적극성 등을 면접과정에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취업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입사 전부터 각종 금융 관련 자격증을 준비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데,대부분 증권사들은 금융 관련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면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인사부 박성철 과장은 "요즘 지원자들을 보면 증권 관련 자격증을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다"며 "자격증이 있는 사람은 오랫동안 증권사에 관심을 가지고 준비해 왔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직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영업직원들의 업무 성격이 갈수록 변화하고 있다는 것도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하는 이유 중 하나다. 과거에는 고객의 주식매매를 지원하는 것이 영업직원의 주 업무였다. 그러나 적립식펀드,주가연계증권(ELS) 등 증권사가 판매하는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고객의 재테크 전반에 걸쳐 자산관리 계획을 짜주는 것으로까지 업무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투자자보호가 강화되면서 각종 상품을 판매할 때 필요한 자격증이 많아졌다. 과거에는 주식 위탁영업을 위한 증권투자상담사,선물 · 옵션 영업에 필요한 파생상품투자상담사 등의 자격증만 있으면 됐다. 그러나 자본시장법이 시행되면서 펀드 관련 자격증만 증권펀드투자상담사,부동산펀드투자상담사,파생상품펀드투자상담사 등으로 불어났다.

모든 직장이 그렇긴 하지만 증권사는 특히나 같은 직장에 다니더라도 어떤 업무를 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난다. 증권사의 업무는 크게 영업,리서치,투자은행(IB),일반 경영지원,트레이딩(고유자산 운용) 등으로 나뉜다. 개인이 맡게 되는 구체적인 업무는 합격통보와 함께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연수를 거쳐 결정하게 된다. 대개 증권사들은 3개월가량의 신입사원 연수를 실시한 뒤 연수결과와 입사지원 시 희망내용을 감안해 직무발령을 한다. 한번 자신의 분야가 정해지면 크게 바뀌지 않으며,부서 이동을 하더라도 직전 부서에서 맡았던 업무와 연관성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