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연구로 핵연료 세계시장 선점 및 연구로 수출기여 기대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양명승)은 16일 세계 유일의 독창적 원심분무 기술로 제조한 연구용 원자로(이하 연구로)용 ‘U-Mo’(우라늄-몰리브덴 합금) 핵연료 분말 7㎏을 벨기에 원자력연구센터(SCK·CEN)에 수출했다고 밝혔다.

원자력연은 세계 핵연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프랑스 미국 아르헨티나에 이어 벨기에에도 원심분무 분말을 수출해 원심분무 기술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원자력연 선진핵연료기술개발부는 SCK·CEN이 연구개발용으로 공급 요청을 해옴에 따라 세계 6개국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원심분무 분말제조 기술을 이용해서 U-Mo 합금 핵연료 분말 7㎏을 제조, 지난 8월 20일 벨기에로 수출했다. 수출가격은 7만1000 달러다.

SCK·CEN은 운영중인 연구로 BR-2에 사용할 차세대 연구로 핵연료 개발을 위해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공급한 분말을 원료로 핵연료 완제품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시제품에 대한성능 및 안전성을 시험 평가할 계획이다.

이번에 수출한 U-Mo 원심분무 분말은 우라늄-몰리브덴 합금을 섭씨 1700도의 고온에서 용융한 뒤 고속 회전하는 원판위에 분사해 미세한 구형 분말 형태로 급속 응고시키는 원심분무 기술로 제조한 것이다.

현재 240여 기에 달하는 전 세계 연구로의 90%는 U-Si(우라늄-실리콘 합금) 핵연료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U-Si 합금보다 우라늄 밀도를 2배 이상 높여 고성능 대형 연구로에 적용할 수 있는 U-Mo(우라늄-몰리브덴 합금) 핵연료 개발이 1990년대 중반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전세계적으로 추진돼 왔다.

우라늄-몰리브덴 합금은 연성이 강해 파쇄 등의 방법으로는 분말 제조가 어려운 난점이 있으나 원자력연은 기존의 파쇄방법에 비해 △고순도 △노내/외 성능 향상 △공정 단순화 및 제조원가 절감 △제조수율 향상 등이 가능한 원심분무 기술을 세계 최초로 창안한 뒤 U-Mo 원심분무 분말 제조에 적용, 현존하는 세계 유일의 U-Mo 핵연료 분말 제조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원자력연은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HANARO) 건설과 함께 1987년 연구용 원자로 핵연료 제조기술 국산화 연구개발에 착수, 1990년 세계 최초로 원심분무 U3Si 핵연료 분말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이어 1995년에는 역시 세계 최초로 원심분무 U-Mo 핵연료 분말 제조 기술을 개발해 미국 프랑스 영국 캐나다 일본 한국 등 6개국에 특허를 등록했다.

현재까지 U-Mo 분말 수출은 기술개발을 위한 시료 수준이며 실용화 단계에 진입하면 수출량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0~2015년은 연간 100~250㎏, U-Mo 핵연료의 상용화가 예상되는 2016년 이후로는 연간 500~1000 ㎏(금액 기준 연간 250만~500만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연구로 핵연료 분말의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력원은 1997년 U-Mo 핵연료 분말 수출을 시작, 세계 주요 연구로 핵연료 제조사인 프랑스 CERCA, 미국 BWXT와 연구기관인 미국 ANL 및 INL, 아르헨티나 CNEA 등 4개국에 총 12차례에 걸쳐 약 100㎏의 U-Mo 원심분무 핵연료 분말을 수출했다.

이들 기관이 공급받은 원심분무 U-Mo 분말을 원료로 시제조한 핵연료가 우수한 성능을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현재 차세대 고성능 연구로 핵연료 개발의 최종 단계에 있다. 세계 최대의 연구로 핵연료 공급자인 프랑스 CERCA의 경우 향후 U-Mo 핵연료 상용화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원심분무 분말을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공개 표명한 바 있다.

오는 2016년 이후 유럽의 연구로 중 최소한 5기(JHR, PALLAS, BR-2, FRM-Ⅱ, OSIRIS)가 U-Mo 핵연료로 노심을 전환할 계획이다. 호주 OPAL, 일본 JMTR, JRR-3M, JRR-4 등도 노심 전환을 추진중이다.

U-Mo 원심분무 분말의 독보적 기술 경쟁력을 활용해서 세계 대부분의 연구로에서 사용되는 판 형태의 핵연료 제조기술을 개발하, 핵연료 완제품 시장에서 국가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원자력연은 자체기술로 봉 형태의 연구용 원자로 제조기술을 국산화, 2007년 12월부터 운영 중인 하나로 핵연료에 100% 국산 핵연료를 장전하는 등 연구용 핵연료 국산화에 성공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수출용 판상 핵연료 기술 개발에 적용할 경우 분말 수출보다 10배의 높은 경제적 가치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