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중심으로 집단 환자 발생이 급격히 늘면서 신종 플루 감염 환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또 15일 신종 플루로 인한 8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이날 신종 플루 감염 이후 폐렴 합병증을 앓던 64세 여성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지난달 27일 발열과 오한,숨가쁨 증세 등으로 입원한 뒤 이튿날 신종 플루 양성 판정을 받고 5일 동안 항바이러스제를 투여받았다.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마친 후 이 환자는 지난 3일 신종 플루 음성으로 확인됐지만,2차 합병증인 세균성 폐렴이 회복되지 않아 15일 새벽 결국 사망했다.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전염병관리과장은 그러나 "항바이러스제 치료 후 퇴원했는지 등 환자의 경과를 파악하지 못해 아직까지 8번째 신종인플루엔자 사망 사례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현장에 역학조사관을 파견해 고위험군 여부와 상세한 경과를 확인하고 있다.

◆계절독감 연간 사망자 한국 6000명 추정

복지부가 이날 발표한 '신종플루 주간(9월7~13일) 발생 동향'에 따르면 9월 둘째주 신종 플루 감염 환자는 3765명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하루 평균 538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이날 현재 누적 감염 환자는 1만명을 넘어섰다. 2명 이상 신종 플루 감염자가 확인된 학교 등 집단 환자 발생 기관도 9월 첫째주(8월31일~9월6일) 124곳에서 291곳으로 늘어났다. 이 기간 학교는 111곳에서 265곳으로 2.5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확진 환자 증가에 대해 "긴장을 늦추면 안 되지만 그렇다고 '신종 플루=사망'이라는 막연한 불안감도 떨쳐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염 환자 급증에도 불구하고 중증 환자 수는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전체 1만여명의 확진 환자 중 8명이 중증 환자이며 이 가운데 3명이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연세대 의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한 세미나에서 국제백신연구소가 한국에서 독감으로 1년에 사망하는 환자가 6000명에 이른다는 보고를 했었다"고 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P)는 미국에서 계절독감으로 한 해에 2만여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치료 거점병원 21개소 지정 취소

복지부는 오는 22일 추석 신종 플루 종합대책 마련에 앞서 별도 진료실이 마련되지 않아 24시간 진료가 힘든 병원과 규모가 의원급으로 입원 진료 의사가 부족한 21개의 거점병원 지정을 이날 취소했다. 이로써 거점병원은 435곳으로 줄었다.

복지부 점검 결과에 따르면 신종 플루 진료를 위한 전담 인력을 배치한 병원은 317개로 평균 의료 인력은 의사 2.3명,간호사 2.5명이었다. 신종 플루 확진 검사가 자체적으로 가능한 병원은 119개였으며 나머지는 전문 검사기관에 위탁하고 있다.

한편 그동안 공급 부족 현상을 보였던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이 이번 주말 추가로 190만도스 출하돼 이르면 이달 말부터 일선 병 · 의원에서 본격 접종이 이뤄진다.

김동민/정종호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