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병원내감염 막기위해 진료 이원화 필요"

대구지역의 한 신종플루 거점병원에 다른 질병으로 입원해있던 환자가 신종플루에 감염돼 보건당국이 감염경로 조사에 나섰다.

거점병원에서 의료진이 감염된 사례는 있었지만 병원 내 감염으로 추정되는 환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대구지역 신종플루 거점병원인 모 대학병원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오던 A(61)씨가 최근 신종플루 확진 환자로 판명됐다.

당뇨에 심부전 합병증을 앓아오던 A씨는 일반병실에서 치료를 받다 지난 1일 심장 기능이 급격히 떨어져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며, 7일 고열 증세를 보여 신종플루 검사를 받은 뒤 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병원측은 A씨가 병원 관계자나 다른 환자를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정확한 감염 경로는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이달 초부터 A씨와 접촉한 의료진과 방문객 가운데 발열이나 기침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아직까지 없다"며 "오전부터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반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이 병원은 샌드위치 패널로 된 가건물에 별도의 진료실을 만들고 5명의 전담 의료진이 신종플루 진료를 맡고 있다.

그러나 대학병원 등에는 신종플루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 앞으로도 비슷한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게 병원 관계자의 말이다.

한 의료진은 "입원 환자들 중에는 고위험군 환자가 많기 때문에 보호자나 방문객이 바이러스를 갖고있는 경우 쉽게 전염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병원 내 감염이라 하더라도 병원측의 잘못만 지적하면 어느 병원이 거점병원 하겠다고 나서겠나"라며 "고위험군 환자가 증상이 있을 때는 거점병원을 찾고, 청년층이나 건강한 일반인은 소형 병원을 찾는 신종플루 진료 이원화가 더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A씨는 폐에 물이 차 호흡이 곤란해지는 폐부종 증상을 보이는 등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의료진은 현재 A씨가 상태가 호전돼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대구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cin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