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년간 우리 기업들이 윤리 · 투명 경영을 실천하면서 사회봉사에 대한 관심을 확대한 것처럼 병원도 마찬가지입니다. 병원의 윤리경영이 이윤 추구와 대립하는 개념은 아닙니다. 이를 통해 환자의 신뢰를 얻는다면 수익 면에서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

지난 1일 서울성모병원 성모병원(여의도) 의정부성모병원 등 가톨릭 산하 8개 병원(총 5263병상)을 총괄하는 책임자가 된 이동익 가톨릭중앙의료원장은 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생명 존중 의식과 의료 윤리가 경시되는 상황이지만 환자 치유를 통해 치유자 '예수 그리스도'를 재현하는 것이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사명"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경영 효율화를 추구하면서도 가톨릭 정신을 지켜 나간다는 게 그의 각오다. 이 의료원장은 가톨릭 신부(레미지오)이자 생명윤리 학자로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장을 겸임하고 있으며 2005년부터 2008년까지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을 맡은 바 있다.

그는 "지난 5월 서울성모병원을 신축,개원하면서 의료 비용이 올라가고 호화스런 진료를 지향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분들이 있다"며 "이런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내부 단속을 하고 있고 자선 진료를 강화하는 등 의료원이 가난한 이들에게 소홀하다는 인식을 불식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년 임기 내 서울성모병원 안에 자선 진료병원을 별도 설립해 불우한 사람도 첨단 의료 혜택을 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의료원 경쟁력 강화와 관련,"골수이식과 안과 질환 치료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고 암과 심혈관질환은 우수 의료진 영입을 통해 치료 수준을 높이고 있다"며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의 연계 치료,당뇨병 등 만성 노인성 질환에 대한 심층 연구,신경내과와 신경외과의 유기적 협진을 통해 이 분야에서도 수년 내에 국내 정상급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