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년전 화석 군위서 확인… "발자국 크기, 세계 최대 추정"

국내에서 가장 큰 익룡 발자국 화석이 경북 군위에서 발견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 천연기념물센터는 2009년도 자체 연구사업 일환으로 중생대 공룡화석산지 기초학술조사를 하던 중 군위군의 약 9천만년-1억1천만년 전 지층에서 익룡 발자국 화석을 찾아냈다고 7일 말했다.

이 발자국은 길이 354mm, 폭 173mm으로 전형적인 익룡 앞발자국의 특징인 비대칭형 세 발가락이 선명하게 나타난다고 기념물센터는 덧붙였다.

지금까지 세계 최대 익룡 발자국으로 학계에 보고된 '해남이크누스'(Haenamichnus)는 앞발자국 길이가 330mm, 폭 110mm이며, 뒷발자국은 길이 350mm, 폭 105mm로 알려졌다.

해남이쿠누스란 한국 전남 해남에서 발견된 이크누스(ichnus.흔적)란 뜻이다.

익룡 발자국은 해남 이외에도 국내에서는 경남 하동군과 사천시, 거제시 등지에서 보고됐다.

기념물센터는 "백악기 익룡 발자국이 발견된 지역은 세계적으로도 9개 나라에 불과하고, 그 중 한국과 스페인이 가장 많다"면서 "지난 2001년 하동군에서 발견된 익룡 날개뼈 화석이 국제학계에 보고된 바 있으나 이번 화석에 비하면 훨씬 작은 크기의 익룡"이라고 말했다.

익룡과 공룡발자국에 대한 세계적인 전문가인 미국 콜로라도대학의 마틴 로클리 교수는 "이번 화석은 익룡 발자국이 틀림없으며, 이렇게 크고 잘 보존된 경우는 세계적으로 거의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기념물센터는 전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연구 결과를 이달말 영국 브리스톨에서 개최되는 제69차 세계척추고생물학회에 보고하고, 세계 최대 크기의 익룡 발자국 화석으로 공인받을 예정이다.

천연기념물센터 임종덕 학예연구관은 "이번 익룡 발자국 화석은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가 된다"면서 "이번 브리스톨대회에서 이를 보고해 세계 학계에서 그렇게 인정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발자국 화석은 크기가 비교적 작은 공룡 발자국 화석과 함께 발견됐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끈다.

임종덕 연구관은 "몸집이 거대한 익룡들의 먹잇감에는 물고기, 어패류, 죽은 공룡의 시체나 작은 공룡 새끼들도 포함되기 때문에 이 화석산지가 익룡들의 '사냥터' 혹은 '저녁식사'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tae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