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MBA 중 유일하게 2007년부터 학생들의 강의평가 결과를 공개해 온 서울대에서 외국인 교수들의 독주가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상위 10위 내 국내 교수 숫자는 2007년 1명에서 2008년 3명,올해 5명으로 계속 늘어나는 등 국내 교수들에 대한 평가도 좋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도 만점 외국인 교수 나와

해외 대학 등에서 초빙한 외국인 교수들은 올해 평가에서도 돋보이는 강세를 보였다. 평가 결과가 공개된 2007년부터 올해까지 1위는 2007년 살 교수(Sal March · 정보통신기술특강 · 98.6점),2008년 난다 교수(D J Nanda · 전략적 원가관리 및 성과평가 · 100점),2009년 아룬 교수(Arun Sundararajan · 정보통신기술특강 · 100점) 등 외국인 교수들이었다.

아룬 교수는 지난 봄학기 '정보통신기술특강' 과목을 처음 강의하면서 수강생 20명 모두로부터 100점을 받았다. 미국 뉴욕대에 적을 두고 있는 아룬 교수는 서울대가 올해 초빙한 18명의 경영학 각 분야 해외 석학들 중 한 명이다. 그의 수업을 들었던 한 학생은 "기업 현장의 실제 사례들을 활용한 강의가 무척 인상적이었다"며 "다른 외국인 교수들 역시 생생한 사례와 최신 뉴스들을 갖고 수업을 해 학생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국내 교수들도 분투

국내 교수들은 평가 결과 공개 첫 해에 전체 34개 강의 중 상위 10위가 1명에 그쳤지만 2008년(전체 33개)과 2009년(전체 30개)엔 각각 3명과 5명으로 늘어났다. 외국인 교수들의 선전에 자극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2007년 강의 평가에선 송재용 교수(전략)만 6위로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2008년엔 98.9점으로 전체 2위를 차지한 양홍석 교수(생산서비스운영)에 이어 송재용(4위 · 전략) 최도성 교수(5위 · 재무관리) 등 3명이 톱10에 들었다. 2009년에도 '인적자원관리'를 강의한 김성수 교수가 2위를 차지했고,윤석화(3위 · 조직행위론) 양홍석(5위 · 생산서비스운영) 박남규(7위 · 국제경영) 송재용 교수(8위 · 전략) 등 5명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김성수 교수는 "이젠 외국인 교수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의평가 결과 공개 '긍정적'

결과가 부진했던 교수들 중 70%는 다음 해 점수가 올라 평가 결과 공개가 수업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2008년 평가에서 2007년보다 점수가 하락한 교수 10명 중 7명은 2009년에 다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지난해 평가에서 87.8점으로 12명의 국내 교수 중 11등에 머물렀던 김성수 교수는 올해 만점에 가까운 점수(99.4점)로 내국인 교수 중 1등,전체 2등을 차지했다. 54명의 수강생 중 1명을 빼고 모든 학생이 김 교수 강의에 만점을 준 것이다. "첫 평가 때 91.9점을 받아 방심했다"는 김 교수는 "지난 학기엔 최신 경제 기사를 놓고 인사 관리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시하며 학생들의 흥미와 집중을 유발시켰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