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개학을 앞두고 학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폐렴백신을 맞히고 있지만 정작 폐렴백신은 65세 이상의 고령자 등 면역력 저하 환자에게 효과가 높다는 점에서 의료계가 학생과 일반인의 접종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1일 관련기관에 따르면 최근 학생, 일반인 등 너나 할 것 없이 폐렴백신을 찾으면서 서울의 주요 종합병원들은 며칠째 백신물량이 떨어져 재입고 날짜만 기다리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주요 종합병원에 폐렴백신접종을 문의하면 '지난달 말부터 폐렴백신이 떨어져 언제 공급될지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온다.

서울 서초구의 한 병원 관계자는 "강남지역 다수병원들은 이 지역 학부모들이 개학 전에 대규모로 몰려다니며 아이들에게 백신을 맞히는 바람에 백신이 일찌감치 동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의료계 전문가들은 폐렴백신이 학생들과 같이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환자들에게는 불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환종 교수는 "폐렴백신 접종대상은 5세 이하 영·유아, 65세 이상 노인, 당뇨병. 만성폐질환 등 만성질환자 등으로 기본적으로 학생이나 일반 성인은 접종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김영균 교수는 "고위험군 환자에도 폐렴 예방 효과는 100%는 아니고 특정 폐렴구균에 한해서만 일부 효력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평소에 충분한 면역력을 갖춘 건강한 학생이나 일반인에게 폐렴백신은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창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폐렴백신은 만성질환자에 있어서는 유용성이 있다"면서도 "개인 면역력이 있는 환자가 폐렴백신을 맞는다고 해서 100% 폐렴구균이 안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학생·일반인의 폐렴백신 접종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의견을 내보였다.

한편 제약사인 사노피 파스퇴르는 기존 12만 도스 분량의 폐렴백신 '뉴모-23'을 올해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4만 도스를 추가해 총 16만 도스를 올해 국내에 공급한다는 계획 아래 물량 확보를 위해 본사와 논의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