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교사로부터 학생 연쇄감염
학교 대처 '소홀'..지역사회로 확대 우려


전남 완도의 한 섬 지역 초등학교에서 외국여행을 다녀온 교사로부터 초등학생들이 신종플루에 잇따라 감염돼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이 교사는 외국여행 시 잠복기에 출근하지 말도록 한 지침을 어긴 것으로 드러나 일선 학교의 허술한 대처로 섬 지역 전체가 감염 불안감에 떨고 있다.

31일 전남도와 완도지역 보건당국에 따르면 완도 A초등학교에서 교사 1명과 학생 1명 등 2명이 확진판정을 받았고 학생 1명이 의심환자로 분류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 27일 오후 학생 1명이 고열과 기침 등의 증상을 보여 진단 결과 다음날 신종플루 확진 환자로 판정받았다.

보건당국은 전교생 74명을 상대로 발열검사 등을 해 1명의 의심환자를 추가로 발견했으며 최근 외국에 다녀온 경험이 없는 이 학생들의 감염경로를 추적하던 중 이 학교 교사 중 1명이 방학 동안 해외 배낭여행을 다녀온 사실을 밝혀냈다.

이 교사는 1차 간이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와 지난 24일 개학하자 출근했으나 신종플루 감염학생이 나온 뒤 시행한 검사에서 지난 29일 확진 판정을 받고 현재 학교 관사에서 격리치료 중이다.

특히 이 교사는 외국에 다녀오면 본인의 건강 상태나 증상 여부에 상관없이 1주일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학교에 나올 수 있다는 정부 지침을 어긴 것으로 드러나 학교나 보건당국 모두 신종플루 대처에 소홀해 감염 확산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해당 교사는 완도군의료원에서 실시한 1차 검진에서 음성으로 나와 근무를 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출근했다"며 "추가감염을 막고자 오는 7일까지 휴업하고 학생들의 건강도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이 교사가 담임이 아니라 전체 학년을 상대로 수업하는 교과담당이어서 감염 학생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학생들 때문에 지역주민들에게까지 신종플루가 퍼질 수 있다고 보고 주민들에게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줄 것으로 당부했다.

보건의료원 관계자는 "개인위생 수칙만 철저히 지키면 감염을 막을 수 있는 데도 섬 지역 주민들이 신종플루에 대해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섬이라는 지역 특성상 격리돼 있고 좁은 곳이어서 불안감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재 오후 2시 현재 광주.전남지역 신종플루 확진 환자는 115명(광주 25명, 전남 90명)이며 항바이러스제 투약환자는 광주 413명, 전남 178명 등 총 591명이다.

(완도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b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