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탄올)과 담배(니코틴),커피(카페인)는 인간이 즐기는 3대 기호식품이다.이 중 카페인은 주로 커피,차(홍차와 녹차),코코아(초콜릿 등) 등을 먹음으로써 섭취하게 된다.최근 웰빙 식습관의 대두로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 대신 과일과 곡류,생약재에서 추출한 건강음료가 뜨고 해양심층수와 같은 미네랄 워터와 기능성 생수의 판매량이 늘고 있는 추세다.하지만 우리가 즐겨 먹는 커피와 차는 물론 과자 빵류 유제품 콜라 초콜릿 등에 광범위하게 함유된 카페인의 양은 결코 적지 않다.특히 직장인들은 스트레스만 받으면 연줄 커피를 마신다.아직 신체의 각 기관이 완성되지 않은 어린이들도 기호식품 곳곳에 숨겨진 카페인을 섭취하고 있어 성장발달에 어떤 악영향을 끼칠지 모를 일이다.일각에서는 카페인은 섭취해 봐야 도움이 될만한 게 없다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또다른 한편에서는 카페인은 의료경제적으로 이득이 된다고 극찬한다.카페인의 좋은점과 나쁜점에 대해 알아본다.


특히 직장인들은 스트레스만 받으면 연방 커피를 마신다. 아직 신체의 각 기관이 완성되지 않은 어린이들도 기호식품 곳곳에 숨겨진 카페인을 섭취하고 있어 성장발달에 어떤 악영향을 끼칠지 모를 일이다. 일각에서는 카페인은 섭취해 봐야 도움이 될만한 게 없다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또다른 한편에서는 카페인은 의료경제적으로 이득이 된다고 극찬한다. 카페인의 좋은 점과 나쁜 점에 대해 알아본다.

◆카페인 이래서 좋다

카페인은 중추신경 자극제로 적당량을 섭취하면 기초에너지 대사량이 5~25% 늘어나고 저하된 인지능력과 기분이 상승돼 업무능률이 향상된다. 각성효과를 일으키지만 마약류에 비해 내성이나 의존성이 매우 경미하다. 혈관을 확장하고 혈류량을 늘리므로 혈액순환도 개선된다. 장운동을 촉진해 변비에 이롭다. 기관지천식 환자가 카페인을 섭취하면 기관지가 이완돼 천식증상이 호전된다. 커피를 규칙적으로 하루 한 잔 마시면 천식 발생 위험이 50%,두 잔 마시면 73% 줄어든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커피의 효용성을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은 커피가 간암 당뇨병 고지혈증 파킨슨병 우울증 대사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각종 데이터를 제시한다. 특히 원두커피는 볶는 방법에 따라 카페인 외에 다양한 약효성분이 증감하면서 효능에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섣불리 커피의 결점만 부각시켜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중독성은 없는가

과로사하는 사람의 10가지 습관 중 하나가 하루 4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다는 주장이 10여년 전 책에 실려 커피 애호가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킨 적이 있다. 이는 카페인 섭취가 중독성을 띠고 일 중독과 운동 부족을 초래하는 반면 적절한 여가선용이나 휴식을 방해함으로써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미국의 정신질환 진단 분류체계인 DSM-Ⅳ는 카페인 의존증에 대해 "카페인 과용이 심각한 정신질환을 일으킨다는 충분한 증거는 없으나 카페인에 예민한 사람이 하루에 250㎎을 초과해 섭취할 경우 '카페인 중독'이며 그 증상으로 흥분,안절부절 못함,신경과민,불면증,이뇨,위장장애 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하루 카페인 섭취기준을 성인은 400㎎ 이하,임산부는 300㎎ 이하,어린이는 체중 1㎏당 2.5㎎ 이하로 제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스턴트 커피 한 잔은 75㎎,원두추출 커피(드립) 한 잔은 85㎎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하루 4잔 이상의 커피는 카페인중독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갑자기 카페인 섭취를 끊는 경우 두통 흥분 졸음 불면 불안 등과 같은 가벼운 증상이 발생하지만 증상의 범위와 강도가 워낙 넓어 금단현상과 관련이 있는지 불분명하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정도야 어떻든 하루에 1000㎎ 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하면 의존성이 생기고 금단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며 갈수록 진하고 독한 커피를 찾게 되므로 삼가야 한다.

◆그래도 다량의 카페인은 몸에 해롭다

기준치 이상 카페인을 섭취하면 식욕감퇴 체중감소 불안 불면증 신경과민 만성두통 만성피로가 초래될 수 있다. 호흡기의 감수성을 증가시키고 심장의 혈액 박출량을 늘리며 맥박이 정상보다 빨라져 부정맥이나 심근경색이 악화 또는 초래된다. 혈압이 일시적으로 올라가기도 한다. 이에 맞서 카페인 섭취와 심혈관질환의 상관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연구보고도 많다.

과량의 카페인은 위장관을 지나치게 자극해 위산과다분비나 위 · 십이지장의 궤양이나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지나친 음주와 흡연,불규칙적인 식사습관까지 겹친다면 심한 염증이나 궤양,과민성대장증후군 같은 소화기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 녹차는 오랫동안 계속 먹으면 위 십이지장 벽을 얇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또 카페인은 피부의 수분을 빼앗아 가는 이뇨작용을 해 잦은 커피나 차 섭취는 메마르고 거친 피부를 만드는 주범이다. 카페인 음료에 일정량의 수분이 들어 있어 이뇨작용에 의한 수분상실을 상쇄한다거나,중간 또는 고강도의 지구력 운동시에는 수분-무기질 간 불균형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반론도 있으나 운동할 때(특히 더울 때) 체내 적정 수분을 유지하기 위해 카페인 음료 섭취를 최소화하라는 게 중론이다. 저녁 늦게 섭취하는 카페인은 수면에 지장을 준다. 늦어도 잠자기 8시간 전에 카페인을 마셔야 숙면을 취할 수 있다.

과거에는 시골에서 초 · 중 · 고를 나와 대학입학 후 자판기 커피를 처음 먹어보고 속이 불편했다고 호소한 사람들이 많았다. 한의사들은 감기에 잘 걸리고 쉽게 피곤하고 뒷목이 결리는 사람이 커피를 끊으면 의외로 증상이 크게 호전된다고 주장한다. 한의학에서 녹차는 기관지를 건조하게 하고 장을 차게 해서 몸이 마르고 냉한 체질인 사람에게 좋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 속이 더부룩할 때 녹차를 마시면 분명 개운한 느낌이 나고 소화가 잘 된다. 그러나 요즘처럼 체질을 가리지 않고 다이어트 건강음료로 녹차가 권장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많은 한의사들의 견해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