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플루 사망자 3명은 모두 폐렴 합병증으로 병이 악화됐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신종플루 뿐만 아니라 감염 이후 나타날 수 있는 폐렴증상에 대해서도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폐렴의 정의와 증상, 왜 바이러스 감염이 폐렴으로 이어지는지 등에 대해 알아본다.

◇ 폐렴이란 = 폐렴은 말 그대로 폐에 발생한 염증을 말한다.

의학적으로는 흉부방사선을 찍었을 때 폐의 새로운 염증이 주위에 퍼져 가는 `폐침윤' 상태이거나, 폐침윤이 없는 급성 하기도 감염을 의미한다.

보통 엑스선 사진에 흐릿하고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형태로 나타난다.

흔한 원인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이고, 드물게 곰팡이에 의한 감염이 있을 수 있다.

미생물에 의한 감염성 폐렴 이외에 화학물질이나 방사선치료 등에 의해 비감염성 폐렴이 발생할 수도 있다.

◇ 신종플루 왜 폐렴으로 이어지나 =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일차 감염부위는 상부호흡기(목이나 코 부위)이며, 바이러스는 감염된 세포에서 증식해 주위의 세포를 감염시킨다.

이 과정에서 목 아래 기관지까지 감염되는 `원발성(다른 원인이 없는) 폐렴'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는 합병증으로 이차적인 세균감염에 의해서도 폐렴이 생길 수 있다.

폐렴은 폐에 염증이 생겨서 폐의 정상적인 기능에 장애가 생겨 발생하는 폐증상과 신체 전반에 걸친 전신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폐증상으로는 호흡기계 자극에 의한 기침, 염증 물질의 배출에 의한 가래, 숨 쉬는 기능의 장애에 의한 호흡곤란 등이 대표적이다.

가래는 끈적하고 고름 같은 모양으로 나올 수 있고, 피가 묻어 나오기도 한다.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까지 염증이 침범한 경우에는 숨 쉴 때 통증을 느낄 수 있고 호흡기 이외에 소화기 증상, 즉 구역, 구토, 설사의 증상도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두통과 피로감, 근육통, 관절통 등의 신체 전반에 걸친 전신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전신 질환의 반응으로 보통 열이 난다.

폐의 염증이 광범위하게 발생해 폐의 1차 기능인 산소 교환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면 호흡부전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폐렴 합병증의 증상은 고열 기침 가래가 지속적으로 있고,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도 있다.

폐렴은 증상이 가벼울 때는 감기로 잘못 치료하다가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가슴 방사선 촬영을 통해 폐의 변화를 확인해 정확히 진단할 수 있고, 원인이 되는 미생물을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가래를 받아서 원인균을 배양하거나, 혈액배양검사, 소변 항원검사 등으로도 원인균을 진단할 수 있다.

◇ 수분 섭취하고 가습 및 환기에 주의 = 폐렴은 대부분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해 전파되므로 이미 병에 걸린 사람들과 밀접한 접촉을 삼가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할 수 없다면 적어도 전염된 사람들의 분비물에 닿지 않도록 마스크를 쓰거나 자주 손을 닦도록 신경 써줘야 한다.

폐렴의 치료는 수분섭취와 적절한 객담배출, 그리고 올바른 항생제 선택이 중요하다.

우선 끈적끈적한 가래를 녹이는 데는 몸속에 수분이 많은 게 유리하다.

평소만큼 물을 먹는다고 안심하면 안 된다.

호흡기 질환에 걸려서 호흡이 가빠지면 보통 때보다 숨 쉴 때 나가는 수분량이 증가하므로 평소보다 더 많은 물을 먹어야 한다.

또한 소아의 경우 음식을 잘 먹지 않게 되므로 음식에서 얻지 못하는 만큼의 물을 더 섭취해야 한다.

미세기관지에 달라붙은 끈적끈적한 가래를 묽게 하는데 가습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습기 물통에서는 균이나 곰팡이가 쉽게 자랄 수 있기 때문에, 갈지 않아 더럽게 오염된 물로 가습을 하면 균이 바로 폐로 들어갈 수 있어 가습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때문에 병원의 병실에서는 요즘 가습기가 없어지는 추세다.

◇ 폐렴백신 접종하면 사망위험률 크게 감소 = 폐렴을 예방하려면 신종플루나 독감 등에 걸리지 않도록 위생수칙을 준수하고, 만약 감염됐다면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있는 영양 섭취, 규칙적인 운동, 과음과 흡연의 자제 등이 필요하다.

폐렴이나 독감에 대한 예방 접종을 하는 것도 좋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면역자문위원회(ACIP) 등은 면역력이 약한 65세 이상 성인 및 만성 심혈관질환 및 간장질환자,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나 폐기종과 같은 만성 폐질환자, 당뇨병 환자에게 폐렴구균 백신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따라서 만약 65세 이상이라면 환절기에 대비해 반드시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게 좋다.

하지만 65세 미만이라도 만성질환이 있거나 혈액투석 등으로 인해 면역이 떨어진 경우에는 백신접종이 권장된다.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진서 교수는 "물론 폐렴 예방 백신은 폐렴의 여러 원인 중 가장 주요한 균인 `폐렴구균'만을 예방하기 때문에 백신만으로 완벽하게 폐렴을 예방할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접종 후 사망률을 50~80%가량 낮출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평소 면역력 높이는 생활습관이 중요 =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면역력을 키워주는 생활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흰 쌀에 비해 칼로리가 높고 단백질과 지방이 많은 현미를 먹는 게 좋다.

또한 하루 7~8시간씩 적절한 수면시간을 시켜야 하며, 잠을 잘 때는 실내온도는 섭씨 26~28도로 유지해야 한다.

음주와 흡연은 모두 폐렴에 걸릴 확률을 높인다.

미국 크레이튼대학 의대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실험 쥐를 알코올과 담배, 두 가지에 모두 노출시키자 병원균 여과작용을 하는 기도의 섬모 운동이 약화돼 폐렴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았다는 보고가 있다.

이는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또한 폐 건강을 위해서는 공기가 건조해 지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습도는 40~50%가 되도록 조절한다.

실내외 온도 차는 5℃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자주 환기를 시킨다.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셔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수술 후 치료 중인 환자의 경우라면 자주 물을 섭취시켜 호흡기 점막의 습도를 유지하고 가래가 잘 배출되도록 해야 한다.

숨을 깊이 들이마시는 연습을 하거나 가래를 잘 뱉어내도록 노력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만약 폐렴으로 통원치료 중인 환자가 갑자기 숨이 차거나 열이 지속되면 급히 병원을 찾아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