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규 검찰총장은 27일 우수한 검찰 내 일반 직원을 로스쿨로 보내 교육과정 수료 후 검사로 특채하는 등 폐쇄적인 검찰 문화를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이날 오전 대검 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검찰 문화 중 가장 큰 문제가 학연 지연뿐 아니라 검사와 직원이 나뉘어져 있는 것"이라며 "유능한 직원을 총장 추천으로 로스쿨에 보내 1년에 1~2명이라도 검사로 임용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수사관으로 들어와 열심히 하고 인정받으면 검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는 것과 아예 없는 것은 천지차이"라며 "직원이 검사가 될 수 있어야 새 검찰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지난 20일 취임식 때 밝힌 검찰 문화와 수사 관행에 대한 개혁 방안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김 총장은 출신학교와 출신지역 등을 검찰 내부 인물 데이터베이스(DB)에서 모두 삭제하도록 최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요한 것은 능력이지 지연이나 학연이 아니다"라며 "자꾸 지연과 학연에 기대 뭘 하려고 하는데 검사들의 동의서를 받아 법조인대관(법조인 인명사전)에서도 지연과 학연 부분을 삭제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 인사가 법무부 소관인데다 비공식적인 학연 · 지연 모임 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시도가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느냐는 질문에 김 총장은 "법무부까지는 모르겠지만 검찰은 해보겠다"라며 "총장이 그런 생각을 가지면 방향이 그렇게 가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총장은 또 수사 패러다임 전환과 관련해 이날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의 부장검사급 간부들을 모두 소집해 '끝장 토론'을 갖도록 했다. 그는 "화두는 내가 던졌으니 그동안 수사상의 문제가 뭔지,뭘 바꿔야 할지 나름대로 다 쏟아내 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29일 2차 끝장 토론에 직접 참석해 토론할 방침이다.

중수부의 예비군식 운영 방침에 대해서는 "지시를 내렸으니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다음 주부터 보고받을 것"이라며 "사회를 왜곡시키는 부패에 대한 수사를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 일선 지검이 바빠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최근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특별수사 지휘 보직에 '기획통'이 대거 발탁됐다는 평가에 대해 "앞으로 통(通)자는 없었으면 좋겠다. 기획통으로 분류되는 분들도 수사를 열심히 했던 분들이고 검찰의 기본은 수사"라고 답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