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남구 용호동 LG 메트로시티 앞 L목욕탕. 허남식 시장의 아침 일과가 시작되는 곳이다.

허시장이 이곳을 찾은지도 벌써 6년째.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목욕탕 사람들’ 은 반갑게 아침인사를 나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채 나누는 시민과의 인사는 허시장이 가장 좋아하는 인사법이다. 서로 등도 밀어주고 얘기도 나눈다.

탕에 몸을 담그면 옛 시조 한수가 절로 나온다.

“태산~”

허시장은 동네 목욕탕 예찬론자다.

대중 목욕탕 만큼 서민들의 표정을 잘 읽을수 있는곳이 없기 때문.

“뜨끈뜨끈한 탕에 몸을 담근 상태나 탈의실에서 꾸밈없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재미는 경험 해보지않으면 모릅니다. 시민이 ‘수고한다’며 제등을 밀어줄때면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시정에 관한 평이나 따끔한 충고도 목욕탕에서 듣는다.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얘기는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달라는 것. 목욕탕에서 사귄 사람 아니면 누가 이런 얘기들을 해주겠느냐는 생각에 늘 고맙게 받아 들인다. 건강유지도 목욕탕을 찾는 또 다른 이유. 시간이 부족한 그로서는 목욕만큼 좋은 운동이 없다. 냉탕 온탕을 오가며
수영도 하고 바닥에 드러누워 쉬기도 한다. 시민들과 대화도 나누고 적은 돈으로 건강도 챙길 수 있는 대중 목욕탕이 그에게는 고급 헬스장보다 훨씬 좋은 운동장소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