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공포가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미국에서는 올해 최대 9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는 24일 보고서에서 "오는 가을과 겨울에 신종플루가 대유행하면 미국 전체 인구의 30~50%가 신종플루에 감염될 수 있다"며 "이 중 3만~9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계절성 독감으로 주로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매년 3만~4만명 사망하는 것과 비교하면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는 그 두 배가 넘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자문위는 또 신종플루가 10월 중순에 정점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계획대로 10월 중순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해도 면역력이 생기는 데 수주가 걸려 시간 격차만큼 더 많은 사람이 신종플루에 감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태풍 '모라꼿'으로 큰 피해를 입은 대만에서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신종플루 공포가 커지고 있다. 모라꼿으로 피해를 입은 마을의 주민들과 인명구조 및 복구작업에 투입된 군 장병들 사이에서 신종플루가 빠르게 확산 중이다. 대만 위생당국은 이날 신종플루에 감염된 여섯 살짜리 남자 어린이와 44세 여성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대만의 신종플루 사망자는 총 5명으로 늘어났다.

◆…일본에서는 여름방학이 끝났지만 신종플루에 감염된 학생들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휴교하거나 일부 수업을 중단하는 학교가 전국적으로 38개교에 달했다. 휴교나 일부 학급을 폐쇄한 학교는 홋카이도가 15개교로 가장 많고 나가노현이 5개교,야마가타현과 이와테현이 각각 3개교다.

◆…신종플루가 가을에 대유행할 전망인 가운데 세계 각국은 백신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미국 보건부는 10월 중순까지 4500만명분의 백신이 마련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당초 예상했던 1억2000만명분에 비해 크게 모자라 보건당국은 추가로 30억달러를 증액해 생산을 독려할 방침이다.

일본도 백신 생산에 속도를 내 10월 하순부터는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하지만 연내 생산 가능량이 전 인구의 10분의 1 수준인 1300만~1700만명분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백신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프랑스와 홍콩도 전체 인구 대비 백신 확보율이 각각 40%와 28%에 그치면서 백신 확보 방안을 마련 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 세계 신종플루 백신 생산 규모를 49억명분으로 발표했다가 최근 25~50%로 낮췄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