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건당국이 에이즈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인 HIV의 확산을 줄이기 위해 모든 신생 남아에게 포경수술을 권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 보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올해 말에 이와 관련한 공식 권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CDC의 에이즈 예방분야 책임자인 피터 킬막스 박사는 HIV 확산을 줄일 수 있는 어떤 조치도 심각하게 고려돼야 한다면서 신생 남아에 대한 포경수술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들을 강조하고 있다.

케냐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우간다 등에서의 임상시험에서는 포경수술을 한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HIV에 60% 이상 덜 감염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있다.

그렇지 않아도 민감한 포경 수술 문제는 CDC의 입장이 나오기 전부터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수행된 연구 결과는 포경수술이 HIV 감염을 줄일 수 있음을 보여주지만 이는 이성간의 접촉을 근거로 한 것이어서 미국 남성들의 동성애를 감안할 때 이런 효과가 미국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지에 의문이 일고 있다.

포경수술이 동성애 남성을 감염으로부터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는 없다.

또 신생아에게 불필요한 수술을 강요할 수 있느냐 하는 데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고 신생 남아에 대한 포경수술은 당장 급한 HIV 확산을 줄이기 보다는 시간을 요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포경수술이 미국에서 HIV 감염을 줄이는데 아프리카보다 효과가 덜 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로는 미국 성인 남성의 79% 가량이 이미 포경 수술을 받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이 신문은 그러나 신생 남아의 포경수술 비율은 2차 대전후 80% 수준에서 최근 10년간은 65%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라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