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700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투입해 신종 플루 백신과 항바이러스제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하루 감염자가 200명을 넘어서고 일부 학교가 임시 휴교에 들어가는 등 가을을 앞두고 신종 플루가 급속히 확산됨에 따라 범정부적인 선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21일 오전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신종 인플루엔자 가을철 유행 대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신종 플루가 각급 학교 개학으로 급속히 확산돼 10~11월 중엔 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인명 피해와 사회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했다.

보건당국은 신종플루 대유행이 시작되면 2~4개월 안에 입원환자가 최고 23만명,외래환자는 최고 8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먼저 625억원을 투입,현재 531만명분(전체 인구의 11%)인 항바이러스제의 비축 물량 외에 250만명분을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또 백신 공급 부족에 대응해 1084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투입,비축 물량을 당초 예정대로 인구 대비 27%(1336만명분)에 맞추기로 했다.

녹십자가 생산하는 백신 접종은 당초 내년 1월에서 오는 11월부터 앞당겨 시작하고 물량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아울러 각급 학교에서는 교내 환자 발생시 학교장 책임 아래 휴교,등교 중지 등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범정부적인 대응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종 플루 감염 확산은 진정되지 않고 있다. 경기도 안양의 한 고등학교는 학생 4명이 신종 플루에 감염돼 개학 이틀 만에 임시 휴교에 들어갔다.

안양 A고교와 만안구보건소에 따르면 이 학교 1학년생 1명이 지난 14일 고열 등 증세를 호소,정밀 검사를 실시한 결과 신종 플루로 판명됐다. 이어 개학날인 지난 17일 오후에도 같은 반 학생 2명이 신종 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이날 "258명의 환자가 인플루엔자 A(H1N1) 양성 반응이 나타나 병원과 자택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신종 플루 감염자 수는 2675명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831명이 현재 병원과 자택에서 치료받고 있다.

류시훈/장진모 기자 bada@hankyung.com